中 ‘사드 몽니’ 다양한 관광상품으로 이겨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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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관광공사 日관광객 모집 활발
유채꽃 축제땐 홍콩 등 5만명 유치… 드라마 촬영지 투어 상품도 출시

“파도 소리와 비경(秘境)이 어우러진 바닷길은 일품이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부산시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20일 오후 부산 남구 동생말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은 “흐린 날씨 때문에 절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해 아쉽다”라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이날 만난 일본인 82명은 부산관광공사(bto)와 JR규슈고속선이 공동으로 진행한 부산 갈맷길 걷기대회 참가자들이었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 후쿠오카(福岡) 하카타(博多) 항에서 쾌속선 ‘비틀호’를 타고 낮 12시 5분 부산항에 도착했다. 오후 2∼4시에는 남구 오륙도에서 동생말까지 5.2km를 걸으며 아름다운 부산의 경관을 만끽했다. 트레킹이 끝난 뒤에는 bto가 준비한 푸드트럭에서 부산의 대표 먹거리인 어묵과 차를 즐긴 뒤 숙소로 향했다.

bto가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관광시장이 위축되자 다양한 관광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 일본인 관광객은 최근 bto가 현지에서 ‘카몬카몬 부산’이란 특별 홍보프로그램을 통해 모집한 첫 사례다. 앞으로 정례화할 예정이다. 오사카(大阪)와 홋카이도(北海道)같이 일본의 주요 도시별로 맛 투어, 사찰 투어, 졸업여행 등 맞춤형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숙박과 항공권 판매를 위주로 한 온라인 전문여행사(OTA)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공략한다.

다음 달 16∼23일 낙동강 대저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유채꽃 축제에는 홍콩,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관광객 4만∼5만 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76만 m²의 터에 국내 최대 유채꽃밭의 장관을 연출한다.

bto는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홍콩과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봄꽃 책자 8000권을 배포하는 등 홍보활동을 펼쳤다. 필리핀 트래블투어 엑스포에도 참가해 방문객 11만 명을 대상으로 부산 봄꽃을 알리며 현지 관광업체와의 연계 상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불꽃축제에 참가해 부산 봄꽃 테마 부스를 열고 낙동강 유채꽃과 달맞이 벚꽃 길을 소개했다.

5월부터 태국에서 방영될 태국 드라마 ‘아내’의 촬영지를 ‘부산투어 관광 상품’으로 내놨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감천문화마을 부산외국어대 국립해양박물관 기장시장 태종대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범어사 코모도호텔을 오가면서 촬영했다.

bto는 최근 태국 언론인 3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팸투어를 했다. 태국 여행업계 등의 관계자 120명을 초청해 부산관광 설명회도 열었다.

중국에 치중했던 의료관광 마케팅은 러시아, 몽골, 일본, 동남아로 전환하고 있다.

내수시장을 겨냥한 부산만의 이야기를 입힌 상품도 만들고 있다. 6·25전쟁 피란 수도의 특색을 살린 평화투어를 연중 판매한다. 중, 동, 서, 영도구 4개 원도심을 연결하는 6개 코스 스토리투어도 곧 시판될 예정이다.

심정보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중국에 집중했던 해외마케팅을 다양화해 부산의 관광시장을 건강하고 경쟁력 있게 키우겠다”며 “자유여행(FIT), 특수목적관광(SIT) 등 새로운 관광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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