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회장 “신한금융 도약 기반 닦아 이젠 과감한 변화-도전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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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으로 물러나는 한동우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3일 주주총회를 끝으로 6년 임기를 마친다. 한 회장은 임기 내에 선진적인 승계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나 신한금융의 고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동아일보DB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3일 주주총회를 끝으로 6년 임기를 마친다. 한 회장은 임기 내에 선진적인 승계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나 신한금융의 고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동아일보DB
신한금융 사태의 ‘소방수’로 나섰던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69)이 6년 임기를 마치고 23일 무대 뒤로 물러난다. 한 회장은 앞으로 경영 일선을 떠나 고문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내부 규정에 따르면 회장 역할은 만 70세까지 수행할 수 있다. 한 회장은 일부 주주의 요구대로 연임에 도전해 1년 8개월 더 일할 수 있었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총자산 489조 원의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의 수장직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그는 신한금융 경영진 세대교체를 물 흐르듯 이끌며 마지막 소임을 다했다.

14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이달 23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조용병 회장 내정자가 공식 선임되면 한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차기 경영진이 한 회장에게 고문 역할을 부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 회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 신한 사태를 봉합하고 선진적인 승계 구조를 정착시킨 것을 꼽는다. 신한금융은 2010년 라응찬 전 회장, 이백순 전 은행장과 신상훈 전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신한 사태’를 겪었다. 이때 소방수로 등장한 게 한 회장이었다.

최근 동아일보와 만난 한 회장은 “내가 만든 승계 구조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보고 싶었고 후배들도 나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퇴장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물러나기로 했다”며 웃었다.

이달 9일 당시 사태의 한 축이었던 신 전 사장은 대법원에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이제야 정리가 됐다. 어찌 됐든 본업에 충실했던 직원들이나 고객들을 실망시킨 부분은 잘못이다. 반성하고 신한이 새 출발을 하는 데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왜 이런 갈등이 생겼나 보니까 지배구조나 승계 시스템이 없어서 그랬다. 70세가 되면 회장직을 그만 하게 하고 내부 경쟁을 통해 후임이 선출되는 구조, 경영자들끼리 의논하는 그룹 경영회의 신설, 이런 것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부에는 자연스럽게 성과주의의 세대교체 시스템이 갖춰졌다. 뛰어난 성과를 낸 계열사 대표는 그룹 회장으로, 고참 부행장은 지주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계열사 대표로 갔다. 외부 전문가도 영입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영입해 고액 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 업무를 맡겼다.

한 회장은 임기 내 성과에 대해 “LG카드나 조흥은행을 인수하며 차입금이 많았다. 재임 중 3조1000억 원 정도를 갚았고 리스크 관리를 잘해서 재무적 기반을 확보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 내정자와 위성호 신임 신한은행장에게 변화와 도전도 주문했다. 한 회장은 “신한의 창업자가 ‘성공 속에 쇠락의 씨앗이 있다’는 말을 했다. 남들과 똑같이 해선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나 베트남은 실질적으로 성과가 나오고 있고 이를 모델로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 이런 조언을 이미 건넸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고객과 함께 성장해야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은행보다 돈을 더 불려 준다든지, 적기에 자금을 빌려준다든지, 돈을 벌더라도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금융’을 하면 성장하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면 금융산업도 더 발전할 것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동우#신한금융#고문#회장#임기#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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