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명작엔 유통기한이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23년 전 개봉한 홍콩 영화 ‘중경삼림’(사진)을 최근 다시 봤다.

이번이 세 번째다. 볼 때마다 이 작품이 괜히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을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심미적인 영상에서 촌스러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노란 가발과 선글라스, 붉은 립스틱을 바른 마약 중개상 역의 린칭샤(林靑霞), 사연 많아 보이는 표정으로 모성애를 자극하는 실연남 량차오웨이(梁朝偉)의 연기는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최근 1990년대 한국 드라마도 다시 찾아보고 있다. ‘목욕탕집 남자들’ ‘웨딩드레스’ ‘순수’ ‘느낌’ ‘프로포즈’…. 왕년의 신세대 스타 김희선 류시원 명세빈을 비롯해 고인이 된 김무생 등 원로 배우들의 연기까지 20여 년의 시간차를 뛰어넘어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좋은 작품은 유통기한이 없다. 20년, 30년이 지나도 시대의 간극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선 시공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중경삼림#왕자웨이#목욕탕집 남자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