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서브왕’ 호령 문성민 “더 정교하게, 더 영리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힘과 높이에만 의존 않고 기술 보완하고 범실 줄여
국내선수 최초의 대기록 ‘세트당 성공 0.5개’ 돌파

프로배구 V리그 역사상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트당 0.5개 서브 성공 기록을 눈앞에 둔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시속 120km대의 강서브를 내리꽂는다. 그는 “속도에 욕심을 내면 범실이 나온다. 욕심을 버려야 좋은 서브가 나온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제공
프로배구 V리그 역사상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트당 0.5개 서브 성공 기록을 눈앞에 둔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시속 120km대의 강서브를 내리꽂는다. 그는 “속도에 욕심을 내면 범실이 나온다. 욕심을 버려야 좋은 서브가 나온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제공
현대캐피탈 문성민(31)이 ‘토종 서브 킹’으로 프로배구 코트를 강타하고 있다.

경기대 재학 중이던 2008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예선에서 서브 1위를 차지하며 일찌감치 서브로 주목받았던 그는 이번 시즌 V리그에서도 서브 관련 주요 기록을 자신의 이름으로 채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V리그 사상 최초로 통산 서브 200득점의 고지를 넘더니 올 1월 올스타전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에서는 최고 속도 기록(시속 123km)을 세웠다.

정규리그 종착역을 앞둔 요즘 그는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세트당 0.5개 서브 성공’도 눈앞에 두고 있다. 9일 현재 세트당 0.511개(전체 2위)의 기록을 갖고 있는 문성민은 남은 1경기에서 서브 1개만 성공하더라도 국내 선수 최초로 세트당 0.5개의 벽을 넘는다. 세트당 0.5개의 기록은 스파이크 서브의 원조로 꼽힌 이경수(2005∼2006 시즌 세트당 0.436개)조차 근접하지 못한 기록이다. 서브 성공 개수에서도 이번 시즌 문성민(71개)은 2005∼2006 시즌 이경수가 세운 국내 선수 최다 기록(51개)을 11시즌 만에 깨뜨렸다. 한편 V리그 역대 최고 기록은 지난 시즌 ‘세계 3대 공격수’로 불리던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그로저가 세운 세트당 0.829개다.

이번 시즌 문성민의 서브 파괴력은 이미 리그 상위권에 올랐던 지난 시즌(세트당 0.293개)에 비해서도 한참 업그레이드됐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서브에서 힘과 높이를 앞세우던 문성민이 최근에는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보완했다. 결정적일 때 범실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문성민의 서브 범실은 114개로 서브 1위 가스파리니(세트당 0.635개·대한항공)의 160개보다 훨씬 적다. 그만큼 영양 만점이라는 의미다. 코트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스파이크 서브뿐만 아니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연타성 서브까지 구사하는 등 무기도 다양해졌다.

강력한 서브를 넣기 위한 비결은 정확한 띄우기다. 3년 전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를 초청해 특별 과외를 받을 정도로 최적의 띄우기를 위해 공을 들인 문성민은 최근 자신만의 루틴(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한 선수 고유의 동작)을 가지며 서브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문성민은 서브를 넣기 전 유니폼 오른쪽 어깨 부분을 걷어 올리고 오른팔을 쭉 뻗는 동작을 빼놓지 않고 있다. 문성민은 “루틴을 통해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꼭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붙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 감독이 서브 훈련 때마다 네트 밑에 설치하는 속도 측정기는 문성민 서브 능력의 숨은 2인치를 찾게 해준 ‘효자’다. 구단 관계자는 “다른 팀과 달리 속도 측정기를 활용해 서브 훈련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선수들은 측정 속도를 봐가며 효과적인 서브가 들어갔을 때의 느낌을 반복적으로 몸에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현대캐피탈 문성민#토종 서브 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