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숙제 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 알파고 9단 ● 구리 9단
3국 2보(18∼31)

백 18을 본 구리 9단은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이렇게 치받는 수는 속수라고 해서 금기시하는데 알파고는 태연히 둔다. 참고 1도를 보자. 백 1이 인간 바둑 세계의 정수다. 여기서 흑은 손을 빼고 큰 곳인 2를 둔다. 백 3으로 젖혀 당장 싸움을 걸어도 흑 10까지 흑에게 불리한 모양은 아니다.

백 18, 20은 어떤 의미일까. 참고 2도 흑 1로 받는 것이 가장 강력한데 여기서 백은 손을 빼 확실한 선수를 잡겠다는 뜻이다. 다음에 ‘가’와 ‘나’가 맞보기여서 백의 생사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물론 흑이 두터워지긴 했으나 선수만 확실히 잡는다면 백도 둘 수 있다는 얘기이다. 알파고가 인간에게 숙제 하나를 추가했다.

구리 9단도 더 응수하지 않고 흑 21로 큰 곳을 선점했다. 알파고의 의도를 무산시킨 것인데 알파고의 계산속에 이미 들어 있는 그림일 것이다. 흑 23, 25는 커제 9단이 두면서 최근 유행하는 정석이다. 백 30을 눈여겨보자. A로 귀를 접히는 수와 B로 두 점 단수하는 수를 동시에 방비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