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드 부지 제공한 롯데, 나라 있어야 기업도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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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 소유주인 롯데상사가 어제 이사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인 성주골프장과 경기 남양주시 군용지의 맞교환 계약을 승인했다. 사드는 이르면 6∼8월 중 배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부지 교환 약속을 이행한 것은 기본적인 기업 윤리이므로 당연한 결정이다. 그럼에도 중국 관영 언론들은 ‘사드를 받으려면 중국을 떠나라’(환추시보), ‘사드라는 독주는 액운을 부를 것’(신화통신)이라며 불매운동까지 부추기고 있다. 롯데는 이미 세무조사와 베이징 롯데슈퍼 철수, 중국판 롯데월드 공사 중단 등 중국의 보복을 받아오던 터라 적잖은 고민도 따랐을 것이다. 그러나 안보가 있어야 경제가 있고, 국가가 있어야 기업도 있다.

중국에 10조 원대 투자를 한 롯데에는 24개 계열사에서 일하는 중국 근로자만 2만여 명,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10만 명이 넘는다. 중국 입장에서는 고맙다고 해도 모자랄 판이다. 롯데 때리기를 하면 할수록 중국도 피해를 입는다.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가 23일 “롯데상품 불매운동과 제재가 오히려 중국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대가 약하게 보이면 더 만만하게 보고 세게 밀어붙이는 게 냉혹한 국제정치다. 중국의 치졸한 협박에 밀리지 말고 단호하고 신속하게 사드 배치를 해내는 것이 국제사회에 믿음을 주는 길이다. 아울러 정부는 민간 기업들이 사드 문제로 날벼락을 맞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럼에도 지지율 1위의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사드 배치 강행은 외교적 해결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논평한 것은 문재인 특유의 안보 불안감을 부추긴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지역민과 시민단체도 안보를 먼저 생각하는 성숙함을 보였으면 한다.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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