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지고…추리물 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8일 06시 57분


SBS 드라마 ‘피고인’. 사진제공|SBS
SBS 드라마 ‘피고인’. 사진제공|SBS
‘피고인’ 후속으로 ‘추리의 여왕’ 대기
‘터널’ ‘파수꾼’ 등 추리드라마 잇따라

2017년 안방극장의 주요 코드는 ‘추리’다. 판타지 드라마가 휩쓸고 간 뒤 올해 추리 드라마가 대거 찾아온다.

추리 코드를 이끈 드라마는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큰 줄기는 한 강력부 검사(지성)가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돼 펼치는 이야기다. 단순히 주인공이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상투적인 내용이 아니라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한 편의 추리소설처럼 풀어가고 있다. 지성이 모든 기억을 잃기 전 교도소 벽에 손톱으로 새겨놓은 단어를 조합해 사건에 한발자국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에게 누명을 씌운 엄기준 간의 쫓고 쫓기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린다. 제작진은 매회 하나의 단서만 제공하고, 시청자가 추리를 통해 사건의 퍼즐을 풀어가는 재미를 얻는다. 덕분에 시청률은 매회 자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케이블채널 OCN ‘보이스’도 마찬가지다. 강력계 형사(장혁)와 112신고센터 대원(이하나)이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을 놓고 시청자와 두뇌게임을 벌이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 역시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추락한 생존자들이 하나씩 진실을 추적해가며 극적 긴장감을 안기고 있다.

추리게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이스’의 후속으로는 ‘터널’이 준비하고 있다. 1986년에 살고 있던 한 형사가 2016년으로 시간을 이동해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추리극’을 표방한다. ‘피고인’ 후속으로 방송하는 ‘추리의 여왕’은 아예 “추리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는 의도를 드러낸다. 마약반 형사와 추리에 남다른 여주인공이 만나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으로 최강희가 주연을 맡았다. 5월 방송 예정인 MBC 새 월화드라마 ‘파수꾼’도 사랑하는 사람을 범죄로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는다.

각 방송사가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보는 드라마’를 선호하는 시청자의 심리를 거슬러 ‘머리를 써야 보는 드라마’를 내세운 이유는 뭘까.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극중 복선이나 실마리 등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며 “시청자의 추리력이 힘을 더하면서 몰입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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