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엇이 우릴 명예롭게 만드나? 알고보면 삼지선다 액션 '포 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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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7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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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명: 포 아너
사용기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2015년 E3 행사를 통해 첫 모습을 드러낸 유비소프트의 신작 액션 게임 '포 아너'(For Honor)는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 게임으로 많은 팬들의 기대를 받아왔다. 단순히 '무쌍'식의 액션이 아닌 전략적이고 심도 있는 대전 요소를 바탕으로 한 게임성 때문이었다.

그리고 최근까지 진행된 오픈 베타를 통해 밸런스 및 게임의 재미에 대해 충분히 만족감을 이끌어냈고 그 결과 올해 2월 출시작 중 손에 꼽히는 기대작 반열에 올랐다. 우려도 많았다. 조작의 어려움이나 멀티플레이 환경이 중심이 된다는 점 등에서 말이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포 아너는 이런 우려를 충분히 불식 시켰으며 예상치 못한 다양한 콘텐츠로 일회성 게임이 아닌 오랜 시간 파고들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꼭 멀티가 아니어도 혼자서 즐길 요소들은 차고 넘친다. 이제는 빠져들 시간이다.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3개의 세력, 그리고 하나의 악

포 아너의 세계관은 각각의 시대가 다른 중세 기사, 바이킹, 사무라이 등이 한 세기에 대립한다는 가상의 세계관에서 물을 비롯한 자원을 놓고 전쟁을 펼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시대가 워낙 다른 3개의 세력이 진검 승부를 펼친다는 점에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스토리 모드 내에는 이들이 왜 전쟁을 하게 됐는지 그리고 세력을 대표하는 영웅들의 드라마, 그리고 자원을 두고 벌어진 갈등을 조장하는 숨겨진 한 개의 악의 세력 등을 통해 가상의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스토리 모드는 각각의 세력의 이야기부터 하나의 거대한 결말까지를 여러 영웅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활약하게 만든다. 이 과정은 꽤나 길고 방대하다. 다만 본 게임인 멀티플레이 모드와 거리감이 있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이야기 전개 상은 나쁘지 않지만 대 부분의 임무 방식이 비슷비슷해서 중, 후반으로 갈수록 다소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연출 및 실시간 영상 요소 등은 유비소프트의 과잉 친절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친절한 스킵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매우 탄탄한 성장 요소와 캐릭터 꾸미기로 만들어진 나만의 영웅

스토리 모드는 포 아너의 맛을 살짝 느끼게 해주는 '애피타이저' 같다. 튜토리얼처럼 게임 내 주요 동작을 배우고, 습득한 후 여러 보상을 모아 멀티 플레이에 도전하라는 그런 단계 수준이다. 그리고 만나는 멀티 플레이와 성장, 꾸미기 요소는 훨씬 즐겁다.

게임 내 성장 요소는 우려했던 방향성과 완전히 달라 놀랐다. 단순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매우 방대하고 심오하게 마련돼 있었다. 12명의 영웅은 각각 레벨과 능력치가 나눠져 있고 스킬이 모두 다르게 설정돼 있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기본적으로 각 세력의 영웅들은 돌격, 중갑, 암살, 복합 등 4가지 형태를 띈다. 돌격은 공격과 방어가 적절히 섞인 밸런스형 직업이다. 중갑은 방어와 공격이 높으나 전체적인 속도가 느리다. 암살은 방어는 약하지만 빠른 공격과 이동이 있다. 복합은 3가지 특징을 섞은 형태다.

초반 우려가 됐던 점은 이 4개의 직업이 과연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였다. 직업마다 가진 고유의 개성은 스킬이나 지원 요소 등에서는 보이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크게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픈 베타에서 우려된 걱정 요소 중 하나가 이것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특정적을 고정해서 공격하는 '아트 오브 배틀' 기능은 각 직업별 차이점을 나타내줬다. 예를 들어 중갑의 경우는 느린 공격 성향 때문에 방어 후 공격이나 또는 방어 무너뜨리기를 통해 적을 압도하는 형태를 써야 했고 암살은 빠른 공격을 남발한 후 후퇴 하는 방식을 쓰는 것이 유리했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이 과정에서 아트 오브 배틀 기능 (적을 록온 해서 3 방향으로 공격하는 시스템)은 방해 요소보단 상대팀의 영웅을 빠르게 압도하는 그런 기능으로 사용됐다. 여기에 다양한 스킬 및 버프 요소가 더해져 더 많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게임 내 스킬인 '특수기'는 개인 전투보다 지원에 가깝다. 이 기능은 원거리의 적에게 피해를 주거나 전장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타개하는 용도로 쓰게 된다. 회복부터 주변 동료의 공격력이나 이동 속도를 올려주는 버프 형태의 기능 등도 존재한다.

특수기들은 각각 레벨에 따라 조합할 수 있는 요소가 늘어난다. 초반 명성 1레벨에는 기본적 4가지 요소만 있지만 성장에 따라 각 항목당 3개까지 확장된다. 재미있는 점은 성장 항목이 단순히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향, 방식, 형태까지 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예를 들어 돌격 – 워든의 경우 특정 범위를 공격하는 '투석기' 공격을 초반에 가지고 있지만 11레벨이 되면 '충직한 깃발' 스킬로 변경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동료들이 꾸준히 생명력을 회복하는 지원 기능이다. 공격에서 지원으로, 단발성에서 지속성으로 변경된 것.

그래서 초반에는 검 실력과 전쟁터를 잘 파악해 공략하는 형태를 띄지만 중, 후반부터는 상대방의 아이템, 특수기, 영웅들의 조합 등에 따라 무수한 전략이 파생된다. 우려했던 게임 수명이 걱정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본다.

꾸미기는 재미있다. 게임 내 꾸미기 요소는 너무 많아서 초반에는 헷갈리지만 각각 부위마다 성장하는 능력치가 다르기 때문에 꼼꼼하게 조합하고 성장 시키다 보면 매우 강력하고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영웅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꾸미기 기능이 성능에만 무조건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다양한 형태로 외관 자체도 꾸밀 수 있도록 해 가능성을 넓혀준다. 아이템 성능 때문에 외관을 포기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많은 아이템이 준비돼 있어 거의 같은 형태의 외형은 찾아보기 힘들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각 세력마다, 그리고 영웅마다 사용하는 무기와 외관 아이템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하나 찾아서 꾸미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이렇게 성장한 영웅들은 스토리 모드는 물론 멀티플레이 모두에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명예롭게 싸울 것인가, 아니면 추잡한 싸움꾼이 될 것인가..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역시 이 게임의 핵심 요소는 멀티플레이에 있다. 멀티플레이는 2가지로 구분된다. 기본적인 친선 경기와 세력의 확장을 돕는 세력전이다.

친선 경기는 말 그대로 대전을 즐기는 형태다. 커스텀 매치로 유저가 친구를 초대하거나 특정 유저들, 또는 봇을 설정해서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다양하게 마련된 전장에서 공격, 방어 입장으로 대결할 수 있다. 방식은 4대4, 2대2, 1대1 등 3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많은 부분들은 직접 커스텀 할 수 있기 때문에 연습용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전쟁터를 파악하고 어떤 전술 요소들이 있는지를 살펴 보는 용도로 쓰면 이후 멀티플레이에서 좀 더 유리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난이도도 3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세력전은 멀티플레이의 '본편'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 진입 시 유저가 선택하는 세력에 맞춰 참가하게 되는 세력전은 각각의 시즌마다 서로의 영토를 빼앗는 형태로 전개된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모든 행동들은 각 세력에게 도움이 주게 된다.

승리 후 획득하게 되는 전쟁 자산을 활용해 지역의 공격 또는 방어를 돕는 군수 물자를 배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을 빼앗기 위해서는 더 많은 승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마다 원하는 전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모드와 전쟁에 친숙해지는 것이 좋다.

이렇게 세력전이 끝나면 자신의 전쟁 자산 및 활동 내역에 따라 랭킹이 결정되고 그에 맞춰 다양한 보상이 주어진다. 이렇게 세력전이 끝나면 모든 지역들은 다시 초기화가 되고 오픈시즌을 거친 후 다시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이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포 아너의 전투 시스템은 인상적이다. 전투는 일반과 아트 오브 배틀 2가지로 나눠진다. 일반적인 부분은 이동 및 전력질주, 그리고 태클 등 액션을 쓸 수 있다. 일반 병사들을 상대하거나 빠르게 적 영웅을 공격할 때 쓰인다.

그리고 적 영웅을 고정한 후 나오는 아트 오브 배틀은 액션 게임에서 격투 게임으로 승화 시키는 시스템이다. 이 부분은 3가지 방향으로 공격과 방어, 방어 무너뜨리기, 밀어내기, 회피, 특수기, 콤보 등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초반에 말한 것처럼 아트 오브 배틀은 모두 캐릭터가 공통적으로 해당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는 형태여서 어느 정도 숙련자가 나오면 전투 대부분이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12개의 직업 모두가 전부 달랐고 조작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처음에는 약, 강 공격과 회피, 방어 무너 뜨리기 정도 밖에는 없어 보이지만 조작하다 보면 각각의 직업이 가진 개성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살 – 버서커와 암살 – 오로치는 같은 암살 계열이지만 사용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

버서커의 경우는 회피와 약 공격의 연계를 통해 3~5단 이상의 콤보를 연속적으로 가할 수 있다. 반대로 오로치는 기습적인 방어 무너뜨리기와 반격 후 약, 강 공격 콤보가 주력이다. 버서커는 빠른 연속 공격으로 상대방을 잡아두기 유리하다면 오로치는 뒤를 노려 데미지를 준 후 상대방이 공격하면 반격으로 마무리해 쓰러뜨리는 형태가 편하다.

이렇게 영웅마다 각각 다른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어떻게 조합하는지에 따라 정말 많은 전략과 전술이 생긴다. 이 조작들은 버튼 연계, 조합 등으로 손쉽게 쓸 수 있다. 처음엔 조금 어렵지만 게임 내 마련된 영상이나 조작 배우기 등을 통해 배울 수 있으니 참고하자.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포 아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매력적인 게임, 빠져들면 정말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다

포 아너의 장점은 정말 다양하다. 그리고 그 장점들은 서로 적절히 연계되며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우려 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고수 위주로 재편될 멀티플레이 환경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느 정도 이상 조작을 마스터하고 아이템을 통해 성장을 한 적 무장은 쉽게 제압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영웅들을 전쟁터에서 '순삭' 하고 다닌다. 이제 막 하루가 지난 게임이지만 괴물 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는 게임 내 부분 유료 시스템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캐시(현금)을 사용하면 스킬부터 강력한 아이템까지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이걸 모르고 '공평한' 멀티플레이를 생각해 들어간 유저들은 정말 순식간에 패배하는 자신들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해당 레벨에 맞춰 최고 등급 아이템 획득이 제한되고 있지만 어차피 최고 레벨이 정해진 형태라면 괴물 같은 유저의 등장이 조금 늦어질 뿐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초보 유저들의 진입은 어려워 질 것이고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특히 세력전 진행에 따라 받게 되는 시즌별 보상과 그 사이 획득하게 되는 경험치와 무수한 아이템 등을 생각하면 결국 게임 자체의 수명이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레벨별로 매칭이 되지만 세력전 대부분의 결과는 고수들의 몫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사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유비소프트가 좀 더 많은 유저가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어떻게 더 풀지는 향후 서비스 전개 상황에서 확인해봐야 할 것으로 생각 된다.

포 아너는 올해 시작부터 쏟아지는 대작 열풍 속에서도 돋보이는 게임이다. 액션과 전략 요소를 적절히 잘 배치했고 파고드는 재미도 뛰어나다. AOS 스타일 게임이나 팀 기반의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절대 놓쳐서 안될 그런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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