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에너지 이노베이션]전기차 배터리에 집중… 2020년까지 3조 원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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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향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2020년까지 3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세계 ‘톱’ 수준을 달성할 계획이다. 우선 한국, 중국, 헝가리로 이어지는 ‘3각 체제’를 구축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의 글로벌화를 달성하기로 했다. 소재 연구개발(R&D) 센터 신설 등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을 정비해 소재 내재화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SDI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중국 시안에 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등 선행 투자에 적극적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16’에 참가해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 기술을 구현한 제품들과 급속충전 셀, 표준형 모듈, 원통형 셀 등을 선보였다. 셀부터 모듈, 팩까지 다양한 전기차용 배터리들을 선보여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다는 목표였다.

특히 고밀도 전기차용 배터리셀인 50Ah와 120Ah 셀을 기존에 선보였던 37Ah와 94Ah 셀과 함께 새롭게 선보였다. 50Ah는 37Ah에 비해 35%, 120Ah는 94Ah에 비해 28% 용량이 향상됐다. 동일한 표준형 모듈을 적용했기 때문에 이미 개발된 모듈 디자인에도 주행거리가 늘어난 전기차 개발을 할 수 있다. 아울러 개발 비용 또한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는 또 각형 배터리뿐만 아니라 원통형 배터리도 선보였다. 원통형 배터리는 소형 IT기기용 분야에서 세계 1위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 채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2016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한번 충전해서 600km까지 주행 가능한 고(高)에너지밀도 전기차 배터리 셀을 선보였다. 이 배터리 셀은 업계에서 개발 중인 500km급보다 20∼30% 주행거리를 향상시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가 평균 1번 연료를 주입했을 때 주행거리가 600∼700km임을 감안했을 때, 이 제품이 상용화될 2020년에는 전기차 시장의 티핑 포인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혁명 2030’의 저자인 미국 스탠퍼드대 토니 세바 교수는 “2020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2030년에는 모든 신차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 내다본 바 있다.



삼성SDI는 해외 업체들과의 협력에도 힘을 싣고 있다. 2015년 8월 독일 아우디와 전기 SUV(Battery-electric Sports Utility Vehicle)을 공동 개발하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한 번 충전으로 5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다. 기존 전기차의 한계로 지적된 주행거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용량, 무게, 부피 등에서 진보한 혁신적인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2009년부터 삼성SDI와 파트너십을 맺어온 BMW그룹은 2013, 2014년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i3(EV), i8(PHEV)을 잇따라 출시하며 전기차 시대를 앞당겼다. 2014년 7월에는 삼성SDI와 BMW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해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이 외에도 크라이슬러, 벤틀리, 포르쉐, 인도 마힌드라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에는 미국의 메이저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콘셉트’, ‘듀얼 배터리 시스템’의 공동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1369메가와트(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온타리오 프로젝트’는 발주, 입찰, 수주, 건설의 일반적 대형 프로젝트 사업 프로세스를 탈피한 ‘제안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업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해외 선진시장에서 기존에 없던 패러다임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과감히 도전함으로써 미래 유망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냈다.



삼성은 2008년 온타리오 주정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원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풍력과 태양광을 활용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을 먼저 제안했다.

2010년부터 삼성물산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와 함께 풍력 및 태양광 발전사업을 단계별로 진행해 왔다. 현지 투자 공장 유치 및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전체적인 사업의 틀을 정하는 신재생 발전사업 투자 기본 협약인 ‘GEIA’(Green Energy Investment Agreement)도 체결했다.

총 3단계로 나누어 진행되는 온타리오 프로젝트는 전체 1369MW 중 1, 2단계 풍력(869MW) 및 태양광(200MW) 발전 단지를 완공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대규모로 생산된 전력은 전력판매계약(PPA)에 따라 온타리오 주 전력청에 판매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사업 구상에 따른 오거나이징 수익(Organizing Fee)과 발전단지 운영수익을 얻는 식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말까지 온타리오 프로젝트 3단계 태양광발전단지를 준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삼성sdi#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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