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김옥자]해외동포 통일활동, 체계적 지원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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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자 북한학자 미국 뉴욕 퀸스대 방문연구원
김옥자 북한학자 미국 뉴욕 퀸스대 방문연구원
최근 미국에서 러시아 영화감독 비탈리 만스키가 제작한 다큐영화 ‘태양 아래’가 화제다. 지난해 한국에서도 개봉돼 관심을 모았던 이 영화는 ‘북한의 태양’은 꿈과 희망의 대상이 아니라, 동심마저 통제하고 감시하는 김씨 세습체제라고 고발한다.

해외 동포들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여러 형태로 이어졌다. 미국 동포들의 경우 북한 인권 개선과 구호사업, 선교활동, 북한 주제 토론회, 문화제 등을 수시로 개최해 동포들은 물론 미국인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왔다. 지난해 발표된 한 학술논문에서도 설문응답자(미주 동포)의 53.4%가 통일에 기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제사회에 분단 극복을 위한 관심을 유도하고 북한 인권 개선 활동에 참여하겠다는 구체적 활동 계획까지 제시했다. 이들은 미국 내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통일의 필요성 설득, 대중적 지지 유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여론 조성 등 활발한 운동을 펴고 있다.

이처럼 많은 동포들은 거주국 국민들의 이해와 동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미국민 대부분은 한반도 통일을 그저 ‘골치 아픈 문제’ 또는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는 ‘그들의 숙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재미 동포들의 자발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포들의 통일 관련 각종 활동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예를 들어 해당 외국어로 된 교육 홍보용 책자 및 영상물 제작과 배포부터 통일 관련 각종 세미나, 문화제, 비정부기구 활동에 이르기까지 재정적, 인적, 학술적 뒷받침을 해준다면 해외 동포들의 활동은 더욱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차제에 정부 부처 내에 해외 동포 대상 통일교육 전담 부서를 두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해외 동포라는 신분이 남북한 불신과 적대감을 중립적으로 여과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동포들의 활동 영역이 커질수록 거주국 정부와 국민들이 한반도 상황에 대해 좀 더 올바르게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옥자 북한학자 미국 뉴욕 퀸스대 방문연구원
#통일#비탈리 만스키#태양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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