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베이스볼] 넥센 오설리반 “확실한 주무기? 5개 구종 모두 무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1일 09시 30분


넥센 새 외국인투수 오설리반은 구단 역대 최고 외국인선수 몸값이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팀의 기대감을 잘 알고 있는 때문일까. 오설리반은 주무기를 묻는 질문에 모든 구종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넥센 새 외국인투수 오설리반은 구단 역대 최고 외국인선수 몸값이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팀의 기대감을 잘 알고 있는 때문일까. 오설리반은 주무기를 묻는 질문에 모든 구종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2016시즌이 끝난 뒤 넥센 구단의 핵심 관계자는 “앤디 밴 헤켄을 2선발로 쓸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새 외국인투수의 영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4시즌 20승, 2015시즌 16승을 따냈고, 지난해 후반기에만 7승(3패)을 거둔 밴 헤켄을 2선발로 배치하기 위한 조건은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확실한 외국인투수의 영입이었다. 그 확실한 외국인투수는 바로 션 오설리반(30). 넥센은 그에게 총액 110만 달러(약 13억원)의 구단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을 안겨줬다.

오설리반은 메이저리그(ML)에서 7시즌 동안 71경기에 등판해 13승23패, 방어율 6.01의 성적을 거뒀다. 마이너리그 11시즌 통산성적은 218경기 92승58패, 방어율 3.93이며, 9이닝당 7.26삼진, 2.31볼넷을 기록한 부분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무기는 150㎞대 초반의 빠른 공과 시속 140㎞대 중반의 고속 싱커, 여기에 커터와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장정석 넥센 감독도 “오설리반은 우리 선발로테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 캠프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니 느낌이 좋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와 마주앉은 오설리반은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이제는 미국이 아닌 한국 스타일에 맞춰야 한다. 오로지 넥센의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에너지 넘치는 넥센, 외국인선수들 오래 뛰는 이유 있네!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게 됐나.


“내가 두살 때 찍은 비디오를 보면, 증조할머니가 던져준 테니스공을 내가 치면서 노는 장면이 있더라. 아버지 말씀을 들어보면 내가 뭐든 잡아서 던지려고 했고, 긴 물체만 보면 항상 배트처럼 휘둘렀다고 한다(넥센 박상준 통역은 ‘야구 DNA’라고 귀띔했다). 그만큼 내가 야구를 좋아했다는 얘기다. 중간에 미식축구를 잠깐 하기도 했는데, 8세 때 아버지께 ‘야구를 하고 싶다’고 정식으로 말씀드렸다. 바로 허락해주셨다. 마침 내가 살던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는 1년 내내 야구를 하기 딱 좋은 날씨다. 꾸준히 야구를 하다 보니 야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하는 내 모습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오설리반의 롤 모델 故 토니 그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오설리반의 롤 모델 故 토니 그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롤 모델은 누구인가.

“샌디에이고의 레전드인 토니 그윈이다. 내게 그윈은 최고의 야구선수임은 물론 정말 멋진 사나이였다. 내가 고등학교 졸업반일 때 샌디에이고 주립대 코치였던 그윈이 ‘대학에 진학해 함께 해보자’고 했다. 결국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프로에 입성했지만, 내 우상에게 그런 제안을 받았다는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고, 행복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ML 레벨에서 뛰었다. 한국행을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넥센과 인연을 맺게 됐는지 궁금하다.

“지난 4~5년 전부터 꾸준히 한국팀에서 연락이 왔지만, 그때는 내가 어렸고, ML에서 더 뛸 수 있다고 믿었기에 한국행을 생각하진 않았다. 올 시즌에는 ML 팀의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에이전트를 통해 넥센이 영입을 제안했다는 얘길 듣고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어떤 팀인지 알아봤다. 그런데 한국은 물론 넥센 구단과 연고지인 서울에 대해서도 다들 좋은 얘기만 하더라. 곧바로 아내와 상의한 뒤 한국행을 결정했다. 아이들도 아직 학교에 입학하지 않았기에 주저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넥센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1차 캠프를 함께하면서 어떤 에너지를 느꼈나.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애리조나에 합류해 처음 스트레칭을 할 때 밴 헤켄과 돈이 ‘팀 분위기가 어떤지 한번 지켜보라’고 하더라. 그때 다들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란 기억이 난다. 우리 팀의 훈련시간은 다른 팀과 견줘 짧지만,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랜 시간 훈련하다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선수들도 있다. 젊은 팀이라 그런지 훈련 집중도가 매우 높다.”

-돈과 밴 헤켄은 KBO리그와 넥센을 잘 알고 있는 경력자다. 둘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궁금하다.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부분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준다. 택시와 지하철 이용방법 등의 작은 부분을 챙겨주고, 관광지도 많이 알려줬다.(웃음) 밴 헤켄은 넥센에서 오랫동안 뛰었고, 돈 역시 2년 연속 이 팀에서 뛴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정말 크다. 만약 KBO리그와 넥센 구단이 야구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들도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부분도 내가 넥센을 선택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션 오설리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션 오설리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확실한 주무기? 5개 구종 모두 던질 것!

-본인의 피칭 메뉴 중 확실한 무기는 무엇인가.


“나는 직구와 싱커,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5가지 구종을 던진다. 확실한 주무기를 꼽기보다는 5개의 구종 모두 적재적소에 섞어 던질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상대 타자가 노림수를 가져가기 어렵게 던지고 싶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예측불허의 투구다. 포수에게도 ‘패턴에 관계없이 전혀 타이밍이 맞지 않는 구종을 던지라는 사인을 내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커터와 싱커에 애착을 갖고 있는데, 언제든 5개의 구종 모두 잘 던질 수 있다.”

-5개 구종을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무기가 아닌가. 그렇다면 오설리반의 투구 이론은 무엇인가.

“볼넷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이는 모든 투수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투수라면 데뷔 첫해부터 은퇴할 때까지 항상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볼넷은 타자가 아무 힘을 들이지 않고 1루에 나가게 해주는데, 특히 KBO리그는 타고투저 현상이 확실한 리그다. 이 같은 리그에선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 볼넷으로 주자를 쌓아 놓고 홈런을 허용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구단은 오설리반에게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다. 이에 대한 책임감이 클 텐데.

“1선발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다른 이들보다는 내가 나 자신에게 많은 기대를 한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이기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고, 내가 준비를 잘했다면 무조건 잘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기록보다 팀 순위다. 시즌이 끝났을 때 가장 중요한 지표는 넥센의 승수다. 내 승수는 중요치 않다. 항상 팀 승리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르겠다.”

-오설리반이 본 장정석 감독은.

“감독님을 좋아한다.(웃음) 캠프 기간에 저녁식사도 함께하며 서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감독님은 정말 열정적인 분이다. 내가 리그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이제 나도 미국이 아닌 한국 스타일에 맞춰야 한다. 올 시즌이 어떨지 기대가 크다.”

-지금 콘서트 준비 중이라 조금 어수선하긴 하지만,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보니 어떤가.(인터뷰를 진행한 19일 고척돔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사전작업으로 인해 다소 어수선했다)

“정말 환상적이다. 인터넷으로 사진을 찾아보고 고척돔이 정말 멋지다고 느꼈는데, 실제로 보니 더 멋지다. 분위기도 아주 좋다. 콘서트를 위해 그라운드에 놓인 의자를 다 빼면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하다. 시즌이 시작되면 팬들의 열기로 시끄러울 것 같은데, 그때는 어떤 분위기일지 기대된다.”

-KBO리그 첫해 목표가 궁금하다.

“넥센 히어로즈 투수로서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 정말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항상 100%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개인 성적보다는 오로지 넥센의 승리만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

● 션 오설리반

▲생년월일=1987년 9월 1일
▲국적=미국
▲키·몸무게=185cm·111kg(우투우타)
▲프로 경력=LA 에인절스(2009∼2010 년)∼캔자스시티(2010∼2012년)∼토론토(2012 년)∼샌디에이고(2013년)∼필라델피아(2014 ∼2015년)∼보스턴(2016년)∼넥센(2017년∼)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71경기(56선발) 13승23패, 방어율 6.01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218경기(202선발) 92승59패, 방어율 3.93
▲2017시즌 연봉=110만달러(약 13억원)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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