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고수에게 자리 양보한 까닭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5일 06시 57분


배우 설경구(오른쪽)와 고수. 동아닷컴DB
배우 설경구(오른쪽)와 고수. 동아닷컴DB
‘루시드…’ 아들 찾는 아버지 기자역
“젊은 배우가 더 맞다” 고수 추천

홀로라도 주연의 자리를 능히 감당해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더욱 적확한 공간을 스스로 찾아냈고, 이전의 자리에 자신보다 더 잘 어울릴 후배에게 이를 선뜻 권했다. 작업 과정은 그에 힘입어 순조롭게 이어졌다.

배우 설경구 이야기다. 22일 개봉하는 주연작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제작 로드픽쳐스)의 또 다른 주연 자리를 후배 고수에게 양보한 에피소드가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 비리 고발전문 기자인 남자가 납치된 아들을 찾아 나서 벌이는 이야기. 또 다른 주역인 베테랑 형사와 정신과 의사(강혜정)이 그를 도우며 사선을 풀어간다.

당초 아버지인 기자 역은 설경구가 연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설경구는 고민 끝에 자신이 형사 역을 맡게 해달라고 제작진을 설득했다. 앞서 ‘그놈 목소리’와 ‘소원’ 등을 통해 진한 부성애를 토해냈던 터였다. 자칫 엇비슷한 이미지로 비쳐 영화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무엇보다 기자 역에는 좀 더 젊은 배우가 맡는 것이 영화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 컸다. 문제는 영화의 중요한 정서적 배경인 부성애를 연기해야 하는 만큼 실제 아버지인 연기자를 찾는 게 급선무였다. 설경구는 단박에 고수를 떠올렸다. 확신과 날카로움을 지닌 고수의 이미지, 실제 아이의 아빠라는 점 때문이었다. 제작진과 고수 역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고수는 아들의 납치 전후의 변화를 드러내기 위해 단기간에 10kg 이상 몸무게를 찌웠다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설경구는 자신만의 형사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공공의 적’ 시리즈로 독보적인 형사 캐릭터를 구축해낸 그는 ‘루시드 드림’을 통해서는 그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