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자리인데… 中 ‘1등 수출품’ 1년새 128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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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글로벌 수출시장서 고전

한국의 오일·가스배관용 파이프라인, 철강재 관, 프로필렌(석유화학 원료)은 2014년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의 효자 수출 품목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각각 중국, 미국, 일본에 1위를 내놓았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수출 국가들이 점유율 1위 품목을 빠르게 늘려가는 반면에 한국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을 늘리지 못하는 데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일부 품목에서는 경쟁 국가에 1위를 내주고 있다.

1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낸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의 경쟁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은 총 1762개다. 중국은 유엔의 세관통계 데이터베이스(UN Comtrade)에 집계된 주요 국가 중 가장 많은 1위 수출 품목을 보유했다. 중국의 1위 품목은 2013년 1569개, 2014년 1634개, 2015년 1762개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2위 독일은 638개 품목에서 점유율 1위를, 3위인 미국은 607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68개로 14위에 그쳤다. 한국의 1위 품목은 2011년 61개, 2012년 65개, 2013년 68개, 2014년 67개로 매년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한국은 주로 화학제품, 철강, 섬유제품, 비전자기계, 수송기계, 전자기계 등의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이 1위를 내놓는 품목은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4년 한국이 1위였던 품목 중 17개는 2015년 순위가 역전돼 중국, 미국, 일본, 과테말라에 1위를 내줬다. 눈다랑어, 합성스테이플섬유 직물, 가스배관용 파이프라인 등은 중국에 1위를 내줬다. 철강재 관, 축전지 등은 미국에 밀렸다. 톨루엔, 프로필렌 등 화학제품은 일본에 1위를 빼앗겼다.

그나마 독일이 1위를 지키고 있었던 선박추진용 엔진이나 콘크리트 펌프, 중국이 1위였던 철강재 저장조와 탱크 등의 부문에서는 한국이 2015년에 1위를 차지해 품목 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이 점유율 1위인 품목들도 2위 국가에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 중 한 나라가 2위이면서 한국이 1위인 경쟁 품목 40개 중 16개는 점유율 격차가 5%포인트도 채 되지 않았다. 예컨대 300L 이상 철강재 저장조 탱크는 한국의 점유율이 10.6%, 중국 점유율이 10.4%로 그 차가 0.2%포인트에 불과했다.

2015년 조사에서 한국이 1위인 품목 68개 중 17개는 중국이 2위였고, 9개는 미국, 8개는 독일, 6개는 일본이 2위로 추격하고 있다. 중국이 대부분의 품목에서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화학제품, 일본과 독일은 화학 및 철강제품에서 한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수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기존 품목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수출품목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건우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연구개발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수출 상품을 차별화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중국 통상 분쟁 등 대외 변수를 극복할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중국#수출#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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