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53년전 오늘 ‘비틀스 인베이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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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발매된 편집음반 ‘비틀스 발라드’. 사진 출처 discogs.com
1980년대 발매된 편집음반 ‘비틀스 발라드’. 사진 출처 discogs.com
사적으로 각별하게 여겨지는 음악에는 그 음악을 처음 만난 순간의 기억이 부제처럼 덧대어 있다. 유재하의 목소리를 처음 들은 1988년 중학교 수련회 숙소, 보컬그룹 테이크6의 이름을 부랴부랴 받아 적은 1990년 가을밤의 라디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의 바흐 샤콘에 홀렸던 1996년 겨울 한낮 서울 신촌 비디오방의 기억이 내겐 그렇다.

비틀스를 처음 만난 건 1987년 어느 오후 거실 의자 위였다. 어머니께서 사주신 카세트 플레이어를 끌어안고 앉아서 편집앨범 ‘비틀스 발라드’ 테이프를 몇 번이고 돌려 들었다. 카세트 플레이어와 늘어진 테이프는 이제 간곳없지만 경쾌했던 재생 버튼의 손맛, 폴 매카트니의 ‘헤이 주드’ 후렴 애드리브와 뒤섞여 휘감기던 저녁볕의 기억이 또렷하다.

53년 전 오늘, 비틀스 4인이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영국 BBC 라디오는 이날 저녁 비틀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녹음해 다음 날 오전 방송했다. 집계된 청취자는 1100만 명. 이는 당시 영국 인구의 5분에 1에 이르는 숫자였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유재하#비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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