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데이터센터란 이런 것...'LGU+ MEGA 센터'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2월 6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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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 이 인터넷 공간에 떠도는 정보는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 것일까?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 장비, 저장장치인 스토리지(storage) 등이 설치된 시설로 인터넷에 사용되는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곳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PC 웹 브라우저에서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면,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접속해 홈페이지를 구성하는 각종 데이터를 불러와 PC 화면에 뿌려주게 된다.

PC 시대를 거쳐 스마트폰 시대가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보니 과거보다 더 많은 데이터가 생겨나고,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빅데이터란 말도 생겼다.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IoT 시대가 되면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가 생겨날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런 만큼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게 된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에너지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냉방. 수십만 대의 서버가 작동하다 보니 열을 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연유로 최근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요소를 중시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냉방에 쓰이는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 이런 친환경 데이터센터는 해외 사례가 자주 언급되는 편인데, 국내도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부끄럽지 않은 데이터센터가 있다. 평촌에 만들어진 'LGU+ MEGA 센터'가 그것이다.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 최근 방문해 봤다.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아시아 최대 규모

LGU+ MEGA 센터는 4호선 평촌역 근처인 평촌 스마트스퀘어 내에 있다. 전체 면적이 2만 5880평으로 사무동 1개, 전산동 2개로 구성된다. 현재 1단계 오픈한 상태로 사무동 1개, 전산동 1개만 만들어진 상태며, 추후 전산동 1개를 더 증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총 8단계로 확장할 계획하고 있다. 전체 규모는 아시아 최대, 현재는 국내 최대라고 한다.

8단계에 걸쳐 부분 확장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처음부터 100% 완공을 한다면, 초기 투자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이용료도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분 완공으로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출 수 있었고, 그만큼 이용료도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것.

전산실은 1개 층당 2개의 서버실이 있다. 전산실 2개 모두 완공되면 24개 실로 54만 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서버실 하나가 350평으로 총 전산상면은 8400평이다.

전산동과 사무동은 분리되어 있으며, 보안은 5단계로 이루어진다. 특히 전산동 출입을 위해서는 2번의 홍채 인식을 통과해야 한다.

완성된 전산동 1개의 12개 서버실 중에서 활발히 가동되고 있는 건 3개다. 1개 동이 모두 차는데 5~6년 정도 예상하며, 현재 무난히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다.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기업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으며, 추가 전산동 공사를 조금 더 빨리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입주사로는 G사, M사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인터넷 업체인 N사도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이란 단어에 부끄럽지 않게

데이터센터는 수십만 대의 서버가 돌아가는 만큼 엄청난 전력이 쓰인다. 서버는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PC와 같은 일종의 컴퓨터다. 그런 만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열이 발생하기 마련. 24시간 멈추지 않고 수십만 대가 작동하다 보니 엄청난 열이 생기는데, 과열되면 서버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열을 식히는 것은 데이터센터에서 무척 중요한 일이다.

재밌는 건 서버가 작동하는데 드는 전력보다 열을 식히는 데 더 많은 전력이 쓰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 전체 소모 전력 중 약 50%가 바로 이 열을 식히는 데 쓰인다. 가장 비중이 크다. 그래서 별도의 냉각 장치를 쓰지 않아도 되는 추운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경우도 있다. 이런 데이터센터의 경우 그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아 친환경이라는 딱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는 4계절이 비교적 뚜렷하다 보니 냉방 장치를 안 쓸 수는 없다. LGU+ MEGA 센터는 냉방 장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인 친환경 도심형 데이터센터다. 관계자는 "연평균 7개월가량을 외기 냉방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하절기에만 냉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기 냉방은 외부의 공기를 건물 안으로 유입해 열을 식히는 방법을 말한다. 자연 공기로 냉각하는 것이다. LGU+는 이를 위해 전산동 건물에 에어 터널을 별도로 마련했다. 건물 외부 벽을 통해 내부로 공기가 유입되면, 먼저 공조기를 거쳐 깨끗한 공기로 정화한다.

이렇게 정화된 공기는 서버실로 유입되어 열을 낮추고, 뜨거워진 공기는 천정의 터널을 통해 건물 중앙에 모인다. 건물 중앙에는 각 서버실에서 내뿜는 뜨거운 공기를 모아 지붕을 통해 밖으로 배출할 수 있는 거대한 터널이 만들어져 있다. 공조기는 건물에 맞춰 제작해 효율을 높였다.

관계자는 "평촌은 서울 대비 평균 기온이 –1~–2도 낮은 편이고, 도심의 열섬 현상이 적어 외기 냉방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이미치 출처 : LG유플러스
▲ 이미치 출처 : LG유플러스

외기 냉방을 하지 않는 여름철 냉방에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빙축열 시스템을 도입했다. 빙축열은 저렴한 심야 전기를 이용해 얼음을 얼린 후 주간에 이를 냉매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노력으로 LGU+ MEGA 센터는 PUE가 1.4밖에 되지 않는다. PUE는 전력효율지수로 데이터센터 총 전력량을 IT 장비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좋은 데이터센터로 평가된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PUE는 약 2.0가량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24시간 가동되도록

에너지 효율 좋은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최근 많이 주목받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상황에서도 데이터센터의 가동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가 꺼져버리기라도 한다면 입주사의 서비스는 모두 정지되어 버린다. 이 때문에 LGU+ MEGA 센터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끊김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우선 건물은 내진 설계로 진도 6.5에서도 버틸 수 있게 만들었다. 지진 안전지대라고 이야기되던 한반도였지만, 작년 굵직한 규모의 지진이 동해 상에서 발생해 영향을 받았다. 결코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여기에 수해를 대비 서버실은 2층부터 구축했다.

전력은 154kV 한전 기간망을 직접 연결했다. 2회선으로 구성되며, 모두 액티브(active) 연결이다. 보통 데이터센터는 2회선으로 연결되지만, 액티브와 예비 망인 스탠바이로 이루어진다. 액티브 망에서 문제가 생기면, 스탠바이 망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라 순간 정전이 발생한다. 하지만 LGU+ MEGA 센터는 모두 액티브 망이라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장애가 없다.

▲ 이미치 출처 : LG유플러스
▲ 이미치 출처 : LG유플러스

완전 정전을 대비해 UPS(무정전 전원 장치, uninterruptible power supply) 장치로 고효율 리튬 배터리도 예비로 구비해 놓았다.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배터리를 사용해 최대 15분까지 데이터센터가 가동된다.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다. 발전기를 별도로 설치해 놓았다. 지하에는 15만 리터의 유류가 보관 중인데, 24시간 동안 자가발전을 할 수 있는 분량이다. 여기에 주변 주유소랑 연계해 추가 유류를 보급 받는다. 발전기는 전력 공급이 끊기면 1분 안에 가동되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리튬 배터리로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을 15분으로 넉넉하게 마련해 놨다.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안정성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한 달 동안 시운전을 통해 정전 등 다양한 비상 상황을 안전하다는 수준까지 직접 테스트하고 입주를 결정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데이터센터 공간 확보를 위해 예약을 해 놓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며 기업들이 만족해하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효율적인 데이터센터로 거듭나다

LGU+ MEGA 센터를 방문하기 전만 하더라도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 저것 시설을 살펴보고 나니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외기 냉방으로 7개월 동안 냉방 장치 가동 없이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데이터센터 설계에 참여한 IDC 사업팀 건축사 윤성호 차장은 "해외 사례를 연구해 설계했다"며 "LGU+ MEGA 센터는 오픈되어 있어 많은 기업이 참조하러 방문한다"고 언급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태우 기자 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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