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237만원’ 있어야 번듯한 노후생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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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이상 적정생활비 10년새 57%↑… 나이 들며 소득은 줄어 100만원 부족
月최소생활비는 부부 174만원

  ‘은퇴 후 우리 부부의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할까?’

 불현듯 불안감이 커진다. 연금, 저축 혹은 빚, 자녀 교육비 등 계산기를 두드려 보게 된다.

 정답은 ‘237만 원’이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2015년 4∼9월 50세 이상 4816가구를 대상으로 경제력, 직장, 은퇴, 노후준비, 건강 등의 항목으로 ‘6차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온 비용이다.



 조사 결과 50대 이상 한국인이 필요로 하는 월평균 노후 적정생활비는 부부 기준 236만9000원, 개인 기준 145만3000원이었다. ‘적정생활비’란 노후에 의식주를 비롯해 각종 취미, 여가활동 등에서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 데 넉넉한 비용을 뜻한다.

 연령별 월 적정생활비는 △50대 부부 260만7000원(개인 기준 158만9000원) △60대 부부 228만2000원(개인 140만4000원) △70대 부부 201만3000원(개인 124만9000원) △80대 이상 부부 191만5000원(개인 116만8000원) 등이었다. 건강하다는 가정하에 최저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월평균 최소생활비’는 이보다 적은 174만1000원(부부 기준), 104만 원(개인 기준)이었다.

 문제는 노후 생활비는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나이가 들수록 소득이 적정생활비 수준에 도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처음 시행된 1차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에서는 50대 이상 월 적정생활비가 150만5000원(부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월 적정생활비가 236만9000원이었다. 10년 사이 57%나 늘어났다.

 반면 월평균 소득은 50대 409만 원, 60대 259만 원, 70대 150만 원, 80대 이상 100만 원(이상 2015년 기준)으로 연령이 올라갈수록 소득이 적정생활비보다 최대 100만 원 가까이 부족해진다. 은퇴 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김모 씨(59)는 “이 일을 관두면 월 100만 원도 벌기 힘들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 중 중위소득(105만4913원)의 절반도 벌지 못해 ‘상대 빈곤층’으로 분류된 비율이 44.8%나 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이를 보완해 줄 공적연금 역시 여전히 부족하다. 가입 기간 20년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급여액은 월 88만 원(2016년 10월 기준)에 불과하다.

 노후 생활비 문제를 해결하려면 은퇴를 미뤄야 하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은퇴를 결정한 이유’를 묻자 56%가 ‘비자발적’이라고 답했다. 은퇴 후 나빠진 점으로 ‘경제적 어려움’(46.3%)을 꼽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송현주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인의 노후 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길게 하고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에 들어 사적 연금 부담을 줄이는 등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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