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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식 전문기자의 필드의 고수]“때론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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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식 전문기자의 필드의 고수]“때론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용기”

안영식 전문기자 입력 2016-10-05 03:00수정 2016-10-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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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박수철 SH엔터프라이즈 대표
박수철 대표는 “어프로치는 띄우는 것보다 굴리는 샷이 절대 유리하다”며 일명 ‘텍사스 웨지(퍼터)’의 적극적인 사용을 권했다.
안영식 전문기자
 “스윙은 팔 위주로, 퍼팅은 5cm 정도 짧게 친다는 감(感)으로 하라.”

 익히 알고 있던 것과 달라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 나니 고개가 끄떡여졌다.

 족집게 레슨프로에서 연매출 200억 원대의 유통사업가로 변신한 박수철 SH엔터프라이즈 대표(58). 주말골퍼를 대상으로 한 그의 티칭 이론은 독특했다(이하 오른손잡이 기준).

 “몸의 요동이 적어야 정타를 칠 수 있고 그래야 장타를 칠 수 있다. 하체를 움직여 인위적인 체중 이동을 하려다 뒤땅, 토핑 등 미스샷이 나오는 것이다. 팔은 상체에 붙어 있다. 팔로만 스윙해도 몸통의 큰 근육을 자동적으로 사용하게 돼 충분한 파워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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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표가 강조하는 장타의 핵심은 임팩트 순간 오른쪽 발바닥이 지면에 딱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 프레드 커플스, 데이비스 러브 3세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그 반대 케이스가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유연성과 연습량이 부족한 주말골퍼는 절대로 우즈의 스윙을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야구 타자가 홈런 치는 순간을 유심히 보라. 타격 순간 오른쪽 다리가 파워를 내는 축이 되는데 이때 뒤꿈치가 들리면 공에 힘을 실을 수 없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한 골프클럽 제조업체가 세계 장타대회 챔피언 10여 명의 체중 배분을 측정한 결과 임팩트 순간 그들의 체중 70% 이상이 오른발에 실려 있었다.”

 장타 비결은 그렇다 치고 퍼팅을 짧게 하라니…. 궤변에 가깝다. 네버 업, 네버 인(Never up, Never in·도달하지 못하면 들어가지 않는다)은 퍼팅의 금과옥조(金科玉條)가 아니던가. 대부분의 레슨 책과 티칭 프로가 ‘퍼팅은 홀컵을 30cm 정도 지나칠 정도의 세기로 하라’고 하거늘.

 “30cm 지나칠 정도의 공이 홀컵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다. 정확하게 홀컵 중앙을 통과해 뒷벽을 맞아야 한다. 중앙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공은 튕겨 나와 버린다. 그런데 홀컵은 360도 문(gate)이 열려 있고 평지에만 뚫려 있는 게 아니다. 약간 짧게 친 듯한 퍼팅은 중력의 작용으로 홀컵의 좌우 옆문, 심지어 뒷문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골프는 굿샷보다는 미스샷이 승부를 가른다. 그런 의미에서 박 대표의 퍼팅 방법은 곱씹어 볼 만하다. 특히 3퍼팅 방지에는 효험이 있을 듯. 결국 선택은 골퍼(독자)의 몫이다.

 1981년 미국 유학을 간 박 대표는 골프에 빠졌다. 공부보다 골프를 더 열심히 했다. 태권도 유단자인 그는 3개월 만에 싱글에 진입했고 3년 만에 프로골프대회 코스에서 언더파를 쳤다. 내친김에 미국프로골프(PGA) 클래스A 자격증을 따냈다. 굳이 그의 실력을 소개한다면 베스트 스코어 6언더파에 홀인원 세 차례.

 박 대표는 미들 아이언은 물론이고 3번 아이언까지 공을 스탠스 중앙에 놓고 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언 번호에 따라 공의 위치를 다르게 치는 것은 이론은 그럴듯한데 쉬운 일이 아니다. 공을 똑같은 위치에 놓고 치는 습관을 들이면 하나의 스윙으로 모든 아이언을 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스윙아크 최저점에서 공을 때릴 수 있는 스윙이 몸에 배면 일관성 있는 샷을 구사할 수 있고 미스샷도 줄일 수 있다.”

 한편 박 대표가 만든 골프 라운딩 조인(join) 포털 맨날골프(www.mennalgolf.com)는 일명 ‘김영란법’ 시행과 맞물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처럼 혼골(혼자 골프치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골프동호회를 수백 개 모아 놓은 개념의 맨날골프는 일반적인 부킹 타임 알선 사이트와는 달리 전국적으로 1년 내내 같은 시간대, 같은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골프는 곧잘 인생에 비유된다. 한 라운드에도 희로애락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골프=인생’에 공감하면서도 해석은 조금 달랐다.

 “즐거운 라운딩을 하려면 자신의 능력에 맞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장사도 그렇다. 아담한 호프집과 대규모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능력은 다르다. 라이가 좋지 않은데, 캐리로 200야드는 쳐야 넘길 수 있는 해저드 뒤에 그린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주말골퍼는 두 번에 끊어서, 그린을 공략하는 것이 정답이다. 폼 잡으려다 낭패 보기 일쑤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만용을 부리지 말고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용기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박수철#sh엔터프라이즈 대표#텍사스 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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