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규모 5.8 지진]“폭염 땐 지겹게 문자 보내더니” “필요한 건 지진 대피 요령이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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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13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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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국민안전처가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과 관련, 뒷북 긴급재난문자와 홈페이지 마비 등 허술한 대응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2일 오후 7시 44분과 오후 8시 32분에 경북 경주에서 각각 규모 5.1, 5.8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규모 5.8은 1978년 국내 지진 관측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이날 안전처는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한 지 8~9분이 지난 오후 8시41분이 돼서야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속출했지만 서울과 경기, 인천 등지에는 긴급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았다. 또한 안전처 홈페이지가 접속자 폭주로 3시간 넘게 마비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음성통화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등도 연결이 지연되거나 끊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13일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모든 국민에게 재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게 쉽지 않다. 진도가 어느 정도 됐을 때 보낼 것인가를 놓고 진도를 분석해야 하는데 기상청과 국민안전처 시스템으로는 곧바로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지진을 계기로 재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기준을 낮춰 전국의 모든 국민에게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뒷북 대응에 해명마저 허술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네이버 아이디 ‘ksh9****’는 “진짜 어이없다. 어제 지진 느끼고 재난문자 따위 없었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인터넷 뒤져보려 했더만 인터넷도 안되더라. 내가 스스로 지진정보를 찾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kjj5****’는 “말로만 하지말고 실천으로 좀 했으면 합니다. 우리 가족 4명은 모두 재난 문자 받지도 못했습니다. 누구 한테 보냈는지요? 문자 못 받은 사람은 국민이 아니라 외계인이라서 못 받았나요”라고 비꼬았다.

‘arpc****’도 “국민안전처는 재난 발생 시 어떻게 하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가가 주된 업무 아닌가? 사후에 피해 접수나 하고 통계나 내서 상부에 보고만 하면 임무 끝인가? 왜 항상 늦장 대응을 되풀이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올 여름 폭염 때는 긴급재난문자를 수시로 받았는데 지진을 온몸으로 느끼던 순간에는 재난 문자를 받지 못해 황당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dudg****’는 “여름에 폭염대비 문자만 보내라고 주무부처를 만든게 절대 아니다. 대비하고 비상시에 국민 안전에 대처하라고 만든게 국민안전처다. 그냥 조심하라고 문자만 날려주라고 만든 행정부처가 절대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또 “폭염 때는 귀찮을 정도로 잘 보내더만 지진 나니까 한 통 안 오네ㅋㅋㅋㅋㅋ 대단하다 정말”(shin****), “원주인데 저희 네식구 아무도 문자가 안왔어요. 폭염 땐 새벽에도 문자하더니”(gigg****)라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난 문자나 지진 관련 방송 내용에도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가장 중요한 대피요령에 대한 안내가 부족했다는 것.

‘yebb****’는 “집에 있어야 하나, 밖으로 나가야 하나, 책상밑으로 숨어야 하나, 뛰쳐 나가야 하나.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우왕좌왕 하는데 ‘지진났어요’ 경보 한 번 딱 오고!!! 뉴스에라도 대피방법이 나올까싶어 보니 지진난 상황만 중계하고 정작 대피요령에 대해선 아무 정보도 주지 않고! 누가 뉴스에서 지진 난 상황 구경하고 싶댔냐! 국민에게 젤 필요한 건 지진대피요령이었을 거다. 진짜 무서워 죽는줄 알았네!!!”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je12****’도 “지진 일어나고 문자만 보내면 뭐하나. ‘어디로 대피해라’ ‘어떻게 유지하라’에 대한 확실한 조치도 없고. 어제 본진 오고 한시간 뒤에도 mbc, sbs는 드라마 하더라. 진짜 시민들이 나라를 믿지 못하고 분열하게 만드는가. 자연재해는 정부에서 알 수 없다 해도 대응책이나 후속대처는 날이 갈수록 나아지고 발전함을 느껴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hyob****’ 역시 “사전 예측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드라마 방영 할 시간에 속보 좀 내보내서 대피시키세요. 안심하란 소리 하지말고. 티비 라디오 어디 하나 두번째 지진까지 안일하더군요”라고 지적했다.

‘arto****’는 “고등학교까지 안전교육과목을 신설해서 가르쳐야 한다. 문자 백날 보내봐야 무슨 문제 해결이 되나? 어릴 적부터 습관이 되어야 한다. 지진뿐 아니라 버스 지하철 예절, 교통법규 및 운전매너, 교통사고 시 대처요령, 홍수 및 가뭄에 대한 이해, 낙뢰사고 예방, 전기및 통신에 대한 기본적 이해 등등. 안전에 관한 기본적인 것을 교과 과정으로 넣고 수능에도 포함 시켜야 한다”고 제안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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