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박 日 해안서 표류…발견된 시신만 23구, 무슨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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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새벽 일본 북부 아오모리(靑森) 현 시모키타(下北) 반도에서는 국적불명의 목선이 발견됐다. 이를 시작으로 아키타(秋田) 현, 니가타(新潟) 현, 홋카이도(北海道) 등 동해와 인접한 지역에 목선이 잇달아 발견됐다.

지난달 20일에는 이시카와(石川) 현 앞바다에서 목선 3척이 목격됐는데 그 안에는 시신 10구가 놓여 있었다. 배에는 북한 국기로 보이는 천 조각 일부와 ‘조선인민군’이라는 표시가 남아 있었다. 이틀 뒤 후쿠이(福井) 현 앞바다 100km 지점에서 전복된 목선과 시신 7구가 발견됐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탈북자가 타고 온 배와 구조가 유사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해당 선박이 북한에서 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일부 배에는 한글로 표시된 부분이 남아 있었으며 한글이 쓰인 담뱃갑과 페트병도 발견됐다.

교도통신은 해상보안청 발표를 인용해 두 달 사이에 발견된 목선이 10척, 시신은 23구에 이른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표류한 배는 길이가 최대 15m이며 폭은 2~3m 정도였다. 시신은 모두 남성이었으며 연령은 20~70대로 다양했다.

해상보안청은 배 안에서 집어등과 어망, 오징어잡이용 어구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볼 때 간첩선이나 탈북선이 아니라 어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산물 어획량을 늘리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무리하게 조업에 내몰리는 바람에 최근 표류하는 배가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야마다 요시히코(山田吉彦) 도카이대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매년 10월부터 시베리아에서 일본으로 차갑고 강한 바람이 분다”며 “북한 목선이 무겁고 낡은 데다 엔진도 약해 바람을 거슬러 돌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인민군’ 표시에 대해서는 북한 군부가 운영하는 수산사업소에 소속된 배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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