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청중과 소통하며 발표실력·자신감 ‘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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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학고 ‘동아스피치코칭센터’ 스피치프리젠테이션 대회

최근 대전과학고에서 열린 스피치프리젠테이션 대회에 참가한 대전과학고 학생들이 발표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최근 대전과학고에서 열린 스피치프리젠테이션 대회에 참가한 대전과학고 학생들이 발표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바나나가 한 번의 멸종을 겪었던 사실 아시나요? 바나나가 열매에 비해 씨가 매우 커서 상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지자 사람들이 바나나의 씨가 자라지 않도록 개량했습니다. 씨가 없는 바나나는 무성생식을 하는데 이런 생물들은 전염병에 약했던 것이죠. 바나나에서 처음 씨를 제거한 과학자는 바나나의 한 종이 멸종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우린 매 순간의 선택에서 욕심과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장의 이익만을 위한 선택을 하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대전과학고 2학년 강태훈 군)

과학적인 접근으로 인문학적인 메시지를 끌어내는 인상적인 발표였다. 24일 대전 유성구 대전과학고 다산관 강당. 대전과학고 1, 2학년 학생 190여 명이 청중으로 참석하고, 1, 2학년 각 반의 대표 학생 12명이 발표자로 나온 ‘스피치프리젠테이션 대회’가 열렸다. 12명의 학생은 ‘과학’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가? △호르몬과 인간의 감정 △대중매체 속 과학적 오류 찾기 △침대는 과학이다 등 자신이 정한 흥미로운 내용을 발표했다. 심사위원은 동아스피치코칭센터 전문강사 6명과 대전과학고 교사 4명으로 이뤄졌다.

내 생각 정확하게 표현하기

대전과학고에서는 매주 화요일 2시간씩 1,2학년을 대상으로 동아스피치코칭센터가 진행하는 스피치 수업이 열린다. 총 6번의 수업과 각 반에서 진행하는 1번의 미니 콘테스트를 거쳐 이번 대회가 열린 것.

이번 학기 스피치 수업은 △청중의 공감 이끌어 내는 법 △보이스 트레이닝 △3분 스피치 뼈대 잡기 △발표 공간 활용법 등 ‘발표하는 법’을 위주로 진행됐다. 주입식이 아닌 학생들이 발표를 직접 하게 만드는 참여형 수업으로 이뤄졌다. 서로의 발표에 코멘트를 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승미 동아스피치코칭센터의 원장은 “대입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자신감을 키우는데 이번 스피치 수업이 크게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치 수업에 참여한 1학년 강수빈 양은 “과거에는 내 생각을 두서없이 이야기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 수업을 통해 내 생각을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해서 말하는 법을 알게 됐다”면서 “교내 구술평가에서 말하기 실력이 많이 향상됐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발표자-청중 소통하는 스피치

이번 스피치프리젠테이션 대회의 금상은 1학년 박주형 군과 2학년 강태훈 군이 받았다. 심사채점표는 △소개 및 오프닝의 적절성 △내용전개의 구체성과 간결성 △즐거움과 흥미유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정확성 △비언어적 측면(아이컨택, 몸의 움직임, 말의 속도와 크기, 복장, 정해진 시간)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심사에 참여한 동아스피치코칭센터 전문강사들은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내용이 전달됐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면서 “청중과 소통하며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발표를 했는지도 살폈다”고 .밝혔다

이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청중의 호응. 발표자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큰 소리로 호응하며 웃고, 발표가 끝나면 학생들은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번쩍번쩍 들었다.

청중으로 참석한 학생 가운데 적극적인 태도를 가장 잘 보여준 학생에게 청중상을 수여한 최남광 대전과학고 수학 교사는 “이번 대회는 특히 질문이 많았고 모든 학생이 발표에 귀 기울이며 참여를 잘 해줘서 수상자를 가리기 힘들었다”며 웃었다.

김종완 동아스피치코칭센터 전문강사는 “학생들이 자신이 궁금한 점만 질문하지 않고 발표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며 발표자와 청중의 소통이 잘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발표자도 청중의 질문에 대해 성실하게 대답하고, 발표에서 보완할 점을 지적받아도 자신의 고집만 내세우지 않고 인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대회를 끝까지 살펴본 황수찬 대전과학고 교감은 “지식을 많이 아는 것만큼 자신이 아는 지식이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이 되도록 표현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면서 “학생들이 발표능력을 키워서 청중과 소통하고 자신이 아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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