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이는 영원한 뮤즈, 국내활동도 본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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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27일 1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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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밍(Gleaming) 시리즈로 떠오른 정우재 작가

국내 활동 본격 시동

"미니핀, 삽살개 반려견 두마리..작품에 계속 투영할 것"

겨울이 성큼 다가온 지난 25일, 정우재 작가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정우재 작가는 홍익대학원 회화과를 졸업. 학부시절 영국에서 온 갤러리 디렉터에게 낙점을 받아 해외 전시부터 시작한 작가다. 국내에서는 소녀와 큰 검은개가 등장하는 서정적인 그림으로 온라인상에서 팬 층을 확보해 가고 있다.

해외전시부터 시작한 덕에 본격적인 국내 활동은 '올해'부터라고 할 수 있다. 올초 진행된 동물유희展, 'we are animalier 2015프로젝트' 등 두 번의 단체전과 각종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지난 10월 아웃사이더, 타이미 등이 참여한 음원 '버리지마'의 앨범커버 역시 그의 글리밍 시리즈 중 하나. 그는 그의 작품에 '환한' '빛나는'이라는 뜻을 가진 글리밍(Gleaming)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있다. 음원 수익금 전액은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기부한다.

그림 속 검은개는 작가가 12년째 기르고 있는 미니핀 까망이. 까망이는 그에게 영감을 준 존재로 글리밍 시리즈의 소녀에게는 수호신이 돼 주고 싶은 작가 자신을 대신한다.

그의 작품에 처음부터 까망이가 수호신으로서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까망이와 자신의 서열이 불분명했던 점에 화가 나(?) 현대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부정적 상하관계의 모습을 표현하기도 했다.

12년이 지난 지금의 까망이는 변하지 않는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그에게 바라는 것 없이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대한 존재가 됐다. 이는 미니핀이 소형견임을 미루어 볼 때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정우재 작가의 팬은 주로 서정적인 그림을 좋아하는 젊은 여성이나 같은 견종을 기르고 있는 반려인들의 경우가 많다. 또한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작가의 세밀한 빛 표현 역시 소녀만 바라보고 있는 미니핀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깊게 표현하는데 한몫 하고 있다.

올해 두 번의 단체전. 둘 다 반려동물관련 전시였다. 그래서 정우재 앞에 동물작가 혹은 개작가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자칫 작품을 표현하는데 있어 제약이 있을까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개작가라고 부르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림 안에 미니핀을 보고 같은 종을 키우는 견주들이 '좋아요'를 눌러주기도 해요."

"다소 한정적일 수는 있으나, 어쨌든 지금 영감을 주고 있는 것들은 제 옆에 든든히 있어주는 그 친구들이기 때문에 개작가라는 수식어도 맞는거죠. 미니핀 외에도 다른 견종들도 그려볼 생각도 갖고 있고요. 벌써 스케치가 된 것들도 몇 점 있어요."

12살인 까망이가 노령견임을 가정했을 때 언제까지 글리밍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을까 슬쩍 물어봤다.

"미니핀의 수명을 놓고 봤을 때 몇 년 남지 않았다는 것, 잘 알고 있죠.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소녀와 까망이의 사이의 시점 차이를 줄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소녀의 시간은 늘 그대로지만 까망이의 배경은 점점 흐려지거나 하는 것 같은.."

이 역시 까망이가 소재의 영감을 주는 영원한 존재임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정우재는 외국에서 시작한 터라 아직 국내에서는 신인에 가깝다. 온라인상에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지 않느냐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내년 7월에는 이랜드 스페이스(E.LAND SPACE)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갖는다. 30점 이상의 작품을 생각하고 있어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반려동물이라는 소재가 생소한 미술계. 나아가 대중성까지 사로잡기 위한 작가의 길을 차근차근 밟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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