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마지막 카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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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한상훈 7단
본선 8강 3국 8보(134∼152)

흑이 넉넉하게 우세한 형국이다. 반상을 둘러보면 좌변 흑이 유일하게 미생인 흑 말이다. 물론 눈 모양이 풍부해 쉽게 잡힐 돌이 아니다. 백은 34, 38로 좌변 흑에게 이젠 살라고 종용한다. 흑 39는 좋은 타이밍. 백이 바로 막으면 좌변 흑은 완생한다. 백은 40으로 늦춰 받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흑이 또 이득을 본 셈이다.

흑이 너무 순조롭게 풀리는 데다 약한 곳도 없어 낙승이 예상된다. 흑으로선 좌변 흑에 한 수를 더 둬 살아도 괜찮을 형세인데 살 수 있는 돌에 가일수하는 건 승부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백 42로 참고도처럼 잡으러 가는 건 어떨까. 백 5까지 두 집을 못 내게 할 수 있지만 흑이 밖으로 탈출하는 길을 막을 순 없다. 이창호 9단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 맹수의 사냥법처럼 끈질기게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흑은 백의 움직임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듯 좀처럼 걸려들 기미가 없다. 백 52의 차단은 백의 마지막 카드. 좌변 잡으러 가는 수와 ‘가’로 끊는 수를 동시에 노린다. 흑은 두 곳의 약점을 어떻게 방비할 생각일까. 마지막 고비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제59기 국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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