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윤곽주사 후 푹 패인 ‘딤플’ … 생각보다 흔한 부작용이라고?

  • 입력 2015년 11월 13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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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제제 적정량 활용시 효과적인 지방분해 … 지나치면 피부 패이는 딤플 현상

유난히 작은 얼굴을 선망하는 사회 분위기에 지난 몇 년간 ‘윤곽주사’는 1세대 PPC(포스파티딜콜린)주사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윤곽주사는 얼굴 윤곽을 매끄럽게 다듬어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과도한 지방을 녹이거나 지방세포 크기를 작게 만들어 얼골 볼륨 사이즈 감소를 노린다.

원하는 부위에 집중 시술, 윤곽을 전반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윤곽주사는 라인을 다듬는 용도로 딱 좋다. 얼굴이 많이 크거나 비대하지 않으면서 얼굴의 라인을 정리할 때에는 간편하고 좋은 아이템이다.

윤곽수술이나 얼굴 지방흡입수술보다 부담이 적고, 경락마사지나 리프팅화장품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을 어필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미지옥’에 빠진 듯한 느낌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사 한번에 얼굴이 묘하게 작아진 듯한 느낌에 주사를 끊을 수 없어서다.

서울 강남구 안티에이징 전문 클리닉 S모 원장은 “윤곽주사는 림프선 순환을 촉진시켜 림프액으로 노폐물을 빠르게 배출시켜 붓고 울퉁불퉁한 얼굴라인을 매끄럽게 다듬는 원리를 활용한다”며 “시술 후 라인을 정리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효과는 대략 1~2개월 정도 유지되다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으며 관리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윤곽주사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1~2개월에 한번씩 시술받는 것을 ‘투자’로 생각하는 여성이 적잖다.

단순히 지방을 녹인다고 생각, 간단한 시술로 여기기 쉽지만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한 20대 여성 A모 씨는 서울시 양천구 W모 클리닉에서 윤곽주사를 3회 맞고 피부가 패이는 부작용을 겪었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밝혔다.

1~2차때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3차 시술 후 갑자기 볼에 큰 패인 듯한 흉터가 나타났다. 병원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돌아올거니 기다리라’는 이야기 뿐이었다. 의료진의 말을 믿고 1개월간 기다렸지만 패인 부위는 전혀 차오르지 않았다.

A씨는 평소 자신의 쇼핑몰을 운영하며 사진 촬영도 잦아 더욱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빨리 치료를 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어 다른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피부과에서는 ‘사실 지방분해주사로 융해된 지방은 돌아오기 힘들다’며 ‘이 정도 흉터는 필러로 채워넣으면 티가 많이 나지 않을 것 같으니 시술받은 병원과 잘 얘기해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클리닉에서는 필러치료를 거부했다. 볼 부위는 움직임이 많아 금방 빠지니 대신 식염수 치료를 권했다. 이후 1주일 간격으로 식염수 치료를 4~5회 받았다. 처음 1~2주간은 좋아지는듯 하다가 이후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치료 후 처음의 크게 볼패임 흉터는 많이 올라왔지만 작게 패인 흉터가 오히려 넓게 퍼져 살이 울퉁불퉁해지고 탄력이 떨어졌다. 게다가 엉뚱한 곳에 살이 빠져서 웃을 때 팔자주름과 나란하게 또다른 주름이 두 줄 잡히기 시작했다.

A씨는 “당시 병원에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 것 같으니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지만 병원 측은 ‘식염수를 넣고 더 나빠질 리가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의사 선생님이 이론적으로 그렇다고 하시면 맞는 얘기겠지만 막상 내가 느낀 상태는 훨씬 나빠보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컴플레인을 제기하자 병원 측은 치료를 거부했다”며 “윤곽주사 때문에 생긴 볼패임 흉터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는데 A씨의 흉터가 그대로인 것은 당신의 여드름성 피부 탓”이라며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을 내세우면서 강경하게 돌아섰다.

A 씨는 살면서 여드름으로 패인 흉터가 생긴 적이 없는 데다가 병원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로 돌변하자 힘들어했다. 다른 곳에서 필러 치료라도 받게 환불해줄 수 있냐고 물었지만 병원 실장은 ‘네? 효과 좋았잖아요’라는 반응이었다. 결국 사과도 환불도 받지 못했다.

A 씨가 처음 블로그에 글을 올렸을때에는 병원 측에서 해당 글을 신고해 포스팅이 삭제되기도 했다. 그는 “병원을 비방할 생각은 전혀 없어 억울했다”며 “병원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시술을 받았다는 포스팅이 문제될 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글을 올렸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윤곽주사를 맞고 부작용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주사의 부작용이 이렇게 큰 줄은 모르고 단순히 볼살을 뺄 수 있다는 생각에 쉽게 맞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부작용 피해를 입으시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다시 포스팅을 작성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A씨가 겪은 패임현상은 윤곽주사의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물론 이같은 내용은 시술에 들어가기 전 병원 측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환자는 이후 시술 관련 내용을 이해했다는 의미로 시술동의서를 작성하게 된다. 윤곽주사란 특정 성분을 쓰는 게 아니라 병원마다 재량껏 다양한 성분을 배합해서 쓰므로 들어가는 약물의 종류와 용량, 비율이 제각각이다. 윤곽주사는 지방분해성분인 아미노필린과 천연물질들을 믹스한 게 가장 흔하다.

최근에는 호두추출물, 리도카인 등 마취제,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트리암시놀론(일명 트리암) 희석액 등을 혼합해 사용하는 게 대세다. 히알루론산 분해제인 히알라제가 들어가기도 한다.

이 중 트리암시놀론은 적정량을 쓰면 효과적인 지방분해를 돕지만 과욕으로 다량을 투여하면 패임 현상을 초래할 수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과량의 스테로이드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피부를 얇게 만들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적량을 썼더라도 환자의 타고난 피부가 약한 경우라면 패임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트리암시놀론은 켈로이드나 단단한 흉터, 흉살 등을 치료하는 데 단골로 쓰이는 합성 스테로이드의 하나다.

서울 강남의 한 뷰티클리닉 C모 원장은 “피부과 시술에서 트리암시놀론의 가장 큰 부작용은 피부 함몰로 싱크홀처럼 움푹 패이는 현상”이라며 “트리암시놀론은 히알루론산만 선택적으로 녹이는 히알라제와 달리 지방, 진피층 등 정상조직까지 녹일 수 있어 패임을 초래하고 이런 경우 회복이 돼도 아주 더디게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필러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시간이 약이다. 애초에 이같은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숙련된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게 최선이다.

A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을 삭제했다. W모 클리닉 관계자는 13일 현재 관련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과 해명을 회피하고 있다.

취재 = 정희원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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