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의 독재자’ 기성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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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가장 많은 1367분 뛴 기성용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와의 경기를 앞두고 1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기성용.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이 경기에 나선 그는 공격과 수비의 중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와의 경기를 앞두고 1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기성용.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이 경기에 나선 그는 공격과 수비의 중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61)은 ‘경쟁을 통한 발전’을 강조한다. 모든 포지션에서의 주전 경쟁은 대표팀 전력을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서도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가 있다. 미드필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다.

‘슈틸리케호’의 주장 기성용은 올해 대표팀 18경기 가운데 유럽파가 제외된 동아시안컵(8월) 등을 제외하고 13경기에 소집됐다. 이 중 12경기(선발 11회, 교체 출전 1회)에 나서 110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해 9월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부터의 출전 시간은 1367분(15경기)으로 현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다. 대표팀 소집 후 출전하지 못한 경기는 소속팀 일정으로 합류가 늦었던 1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뿐이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출전 경기 수(78회)에서도 기성용은 이번 대표팀 선수 중에서 가장 많다.

기성용이 신임을 받는 이유는 그가 슈틸리케 감독이 완성한 ‘대표팀 골격’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가 로테이션을 하더라도 전술의 중심인 리오넬 메시는 빼지 않는다”며 “슈틸리케 감독은 중원을 지키는 기성용을 중심으로 측면 공격수와의 공격 전개, 수비진과의 호흡 등을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도 기성용의 강점이다. 그는 이러한 능력을 소속팀에서의 여러 역할 변화를 통해 터득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을 득점이 필요할 때는 전방까지 끌어올리고, 실점을 막아야 할 때는 수비 진영까지 내려오게 한다.

유럽 축구 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기성용의 2015∼2016시즌 패스 성공률은 91.5%(11일 현재)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중 4위다. 경기당 슈팅 수는 8골을 넣은 지난 시즌과 같이 경기당 0.8회를 유지하고 있으며, 경기당 태클 수는 1.8회로 지난 시즌(1.4회)보다 많아졌다. 기성용이 경기 조율은 물론이고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기성용은 1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기성용은 미얀마가 한국보다 전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일정한 수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마지막 안방경기인 만큼 기분 좋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기성용#슈틸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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