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8년차에 세번째 음반…“다시 데뷔하는 기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7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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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주.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가수 주.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고교 3학년의 소녀가수로 데뷔해 어느 덧 스물다섯 숙녀가 됐다. 그러나 데뷔 8년 차에 세 번째 음반이다. 음반 사이의 공백은 평균적으로 4년에 가깝다. 이쯤 되면 이 가수가 겪었을 고뇌와 분투는 어렵지 않게 그려진다.

최근 5년 만의 신작인 싱글 ‘울고 분다’를 발표한 가수 주(정민주·25) 이야기다. 주는 공백으로 점철된 지난날들이 서운할 것 같음에도 “다시 데뷔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진심이다. 8년차라고 하지만 경험도 없고, 가요계 선배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활동은 안한 것도 아니고…. 가요계에서 애매모호 입지를 이번 음반으로 확실히 다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주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2008년 첫 음반 ‘남자 때문에’를 냈다. 하지만 지독한 무대 울렁증으로 만족할 만한 무대를 보여주지 못했고,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 노래 연습에 매달렸다. 그리고 3년 후 ‘나쁜 남자’를 앞세운 두 번째 작품이자 미니앨범을 냈다. 또 다시 그로부터 5년이 지나고, 소속사가 인피니트가 소속된 울림엔터테인먼트로 바뀐 후에야 세 번째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첫 3년의 공백을 보낼 때 주는 “불안”했다. 자신이 데뷔하던 때 2PM, 2AM과 같이 데뷔했지만, ‘데뷔 동기’들이 데뷔 초부터 정상급에 올랐던 것과 달리 자신의 성적은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나는 무엇을 한건가, 불안함이 컸다. 원망보다는 ‘내가 잘 했으면 음반을 계속 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JYP에서 방치된 게 결코 아니었다. 나름 많은 케어도 받고 애정도 있다는 걸 느꼈다. 다만 음반이 안 나왔을 뿐….”

두 번째 음반 ‘나쁜 남자’ 활동을 끝낸 후에는 “좌절과 희망을 동시에 느끼며 살았던 듯하다”고 돌이켰다. “처음엔 좌절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내 인생의 끝이 아니다, 앞으로 나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

자신의 말처럼 주는 지난 5년의 공백 동안 3편의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많은 무대경험을 했다. 그리고 방송울렁증, 무대울렁증 극복하고, 긴장감과 싸워 이기는 법 등을 배웠다. 더욱이 그는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데뷔할 땐 막연하게 가수가 된다는 마음이었고, 그냥 ‘불렀다’면, 공백기엔 음악공부도 하고, 음악적으로 소통하는 게 뭔가 배우고, 사람들이 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고. 신인 때는 목소리가 예쁘게 들렸으면 하고 바랐고, 노래 잘하는 가수처럼 보이길 원했다면, 이제는 노래 한 소절 부르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 이런 걸 생각하게 된다.”

가수 주.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가수 주.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물론 주에게 시련도 있었다. JYP와 계약이 끝나갈 무렵엔 가수를 포기하려 하기도 했다. 동국대 연극학부를 다녔던 주는 “대학공부를 계속해서 교수를 할까, 연기자 해볼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노래는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일이지만, 오랫동안 하지 못하면, 잊게 되는 게 사람의 마음인 것이었다. 한때 포기할까도 생각해서인지 주는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감사’의 마음이 컸다. 그리고 많은 풍파를 이겨내서인지 자신감도 넘쳤다.

“다시 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내 이름으로 내는 노래가 참 오랜만이라, 이런 기회만으로 좋았고, 감사했다. 그리고 자신 있었다. 오랜만이지만, 그 이전 노래가 사랑도 받았고. 이번 노래도 사랑 받을 거라는 확신도 들고. 내 노래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공백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기대를 갖게 하는 장치가 되지 않았을까.”

주는 신곡 ‘울고 분다’를 통해 한층 깊어진 감성을 보여준다. 이트라이브가 작곡한 이 노래는 주의 매력적인 음색이 잘 드러난 애절한 발라드 넘버다. 2일 발표와 동시에 상위권에 올랐고, 나흘째인 6일에도 여전히 순위권에 올라 있다. “순위나 성과에는 큰 욕심은 없다. 나의 디스코그래피 하나가 추가 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나를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노래가 되길 바랄 뿐”이라고 바랐다.

‘공백’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오래 걸리더라도 꾸준히 음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음반을 많이 낸다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래를 낼 때마다, ‘이 노래는 사랑받을 수 있겠다’, ‘주 아니면 못 부를 노래다’ 싶은 노래로 꾸준히 내고 싶다. 인기를 얻었다고 그 여세를 몰아내기보다, 나의 노래를 부르고, 나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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