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리그 챔피언십 진출 실패…뉴욕 메츠에 패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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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되풀이 되지 않았다. LA 다저스는 1958년 로스앤젤레스로 프랜차이즈를 옮긴 뒤 승자가 모두 가져가는 7차전 또는 5차전의 ‘최종 승부(winner take-all games)’에서 4전 전승이었다. 1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 전까지 이길 확률은 100%였던 셈이다. 마지막으로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을 한 게 1981년 휴스턴이었다. 하지만 다저스의 리그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꿈은 홈런으로 산산조각 났다. 2-3 역전패.

● 머피의 법칙


특정 투수가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렌키를 한 시즌에 동시에 이긴 경우는 2011년 이언 케네디(애리조나)와 2013년 후안 니카시오(콜로라도) 2명이다. 5차전 메츠의 선발 제이콥 디그롬은 3번째 투수가 됐다. 디그롬은 1차전에서 커쇼를 3-0으로 눌렀고, 최종 5차전에서는 그렌키를 3-2로 제쳤다. 올 시즌 커쇼와 그렌키에게 동시에 홈런을 빼앗은 타자는 콜 캘훈(LA 에인절스)이 유일했다. 그러나 메츠의 3번타자 대니엘 머피가 포스트시즌에서 이름을 올렸다. 커쇼에게는 1,4차전에서 홈런을 빼앗았고, 5차전에서도 6회 역전 결승홈런으로 그렌키를 패전투수로 몰아넣었다. 정규시즌 14개의 홈런을 기록한 머피는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의 원투펀치로부터 홈런 3개를 터뜨리며 팀을 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에이스 킬러임을 과시했다.

● 미러클 메츠


메이저리그 사상 최약체 팀이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게 1969년 뉴욕 메츠다. 미디어는 이를 ‘미러클 메츠’라고 부른다. 이번 시리즈는 홈구장의 이점을 안고 있는 다저스의 승리가 예상됐던 터다. 다저스는 역대 최강의 원투펀치로 통할만한 커쇼-그렌키가 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츠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지난 시즌 신인왕 출신 제이콥 디그롬과 루키 노아 신더가드가 오히려 다저스의 듀오를 능가했다. 2차전 선발 신더가드는 6이닝 2실점한 디그롬을 7회 구원해 1이닝을 무안타로 막은 뒤 마무리 저리스 패밀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패밀라는 2이닝을 삼진 2개와 함께 퍼펙트하게 막으며 3-2 승리를 지켰다. 메츠는 1986년에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바 있고, 리그 챔피언결정전은 2006년이 마지막이었다. 메츠는 18일 홈 시티필드에서 시카고 컵스와 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한다.

● 다저스의 희생양은

다저스는 3억 달러에 가까운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팀이다. 디비전시리즈 진출로 시즌을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다. 돈 매팅리 감독이 다저스의 레전더리 지도자 월터 앨스턴, 토미 라소다도 이루지 못한 3년 연속 지구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를 높이 평가하지는 않는다. 돈으로 일군 포스트시즌 진출이기 때문이다. 이날 패장 매팅리에게 던진 가장 고약한 질문이 “오늘 진 게임이 내년 시즌 복귀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고 물은 것이다. 매팅리는 정색을 하고 “정말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며 사회자에게 다음 질문을 받으라고 주문했다. 매팅리는 2016시즌까지 계약이 돼 있다. 5차전 다저스의 패배의 책임도 매팅리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팽팽한 투수전은 결국 1점 차 승부다. 2-1로 앞서 나간 뒤 3회 1사 1,3루서 키케 에르난데스의 투수 앞 병살타로 추가점을 뽑는데 실패했다. 1사 1,3루는 더블플레이의 위험도 있지만 스퀴즈번트 등 다양한 작전도 구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4회 초 동점도 코칭스태프의 판단미스다. 선두타자 머피는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1사 상황에서 그렌키는 좌타자 루카스 두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두다는 전형적인 풀히터로 다저스는 3루수를 2루수 자리에 배치하는 시프트를 했다. 두다의 볼넷으로 2루로 진루한 머피는 3루가 빈 것을 알고 여유있게 3루 도루를 했다. 곧바로 1사 1,3루가 되면서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나와 2-2 동점이 됐고, 결국 6회 역전홈런마저 내줘 시즌을 허망하게 마무리 지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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