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매각…김택진, 자사주 44만 주 취득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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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일본법인은 16일 온라인 게임회사 엔씨소프트의 주식 전량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기관투자가에 전량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이날 자사 주식 44만주를 취득했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넥슨은 일본증권거래소에 낸 공시에서 엔씨소프트 지분 15.08%(330만주)를 634억엔(약 6000억원)에 처분했으며 주권 인도일은 20일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사업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3년 전 엔씨소프트에 투자해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이번 엔씨소프트 지분 인도로 2015년도 결산에서 약 62억엔의 매각차익을 계상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대주주 넥슨과 특수관계인이 당일 진행한 시간외대량매매 물량 44만주를 취득했다.

이날 취득한 물량은 총 2.00%다. 이로써 김 사장 지분은 기존 10.0%에서 12.0%(262만8000주)로 상승했다.

한편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미국 유명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를 인수하기 위해 2012년 주당 25만원(8045억원)에 엔씨소프트 지분 14.68%를 매입해 주요 주주가 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넥슨 회장의 서울대 학연, 평소 친분, 게임에 대한 공통된 비전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EA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자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불편한 관계로 돌아섰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협력 관계를 이어가려 했지만, 공동 게임 개발도 조직 문화 차이로 무산됐다.

넥슨은 지난 1월 엔씨소프트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이를 계기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넥슨은 지난 2월 주주제안서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전자투표 실시, 넥슨 측 이사 선임, 주주명부 열람 등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은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회장의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엔씨소프트가 1월 정기임원 인사에서 김택진 대표 부인인 윤송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이 넥슨의 반감을 샀다는 추측도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정기인사라고 일축했지만, 넥슨과의 관계를 복원치는 못했다.

넥슨이 경영권 참여를 공식화하자 지난 2월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를 구원 투수로 끌어들이며 경영권을 방어했다.

엔씨소프트의 간판 게임인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넷마블게임즈가 모바일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한 점도 큰 화제를 모았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이후 9개월 넘게 어색한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던 중, 넥슨의 이번 보유주 전량 매각으로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그간 업계에서는 넥슨이 사실상 경영 참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엔씨소프트 지분을 보유하는 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 흘러나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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