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조선 600년史 간직 ‘공평동 유적’ 그대로 보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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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연산군 후궁 집터-도로 등 발굴… 지하공간 전시관 2018년 개장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서울 종로구 공평동 일대 조선시대 집터. 서울시 제공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서울 종로구 공평동 일대 조선시대 집터. 서울시 제공
조선시대 한양도성에서 가장 큰 주거지역이었던 서울 종로구 공평동 일대 지하공간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2018년 일반에 공개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공평동 도시환경정비사업 지구에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조선 전기(15세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사용된 집터와 도로, 청자, 백자, 기와 조각 등 다양한 유구 및 유적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사료에서만 전해지던 조선시대 다양한 인물들의 거주지로 추정되는 집터를 발견한 것이다. 공평동 지구에서 확인된 15세기∼20세기 초반 옛 건물 터는 총 64곳. 이 중 상당수는 양반층이 거주하던 고급 기와집으로 추정됐다. 김수정 서울시 문화재연구팀장은 “장녹수와 함께 연산군의 총애를 받았던 후궁 숙용 전씨(?∼1506), 조선 후기의 재상 채제공(1720∼1799) 등 유력 인물들의 거주지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근처에 3∼5칸짜리 서민들의 집터도 함께 발견돼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국 명(明)나라에서 수입된 것으로 보이는 청화백자와 수유동 및 우이동 일대 가마터에서 생산된 분청사기 조각도 다량 출토됐다. 또 조선시대 최대 번화가였던 운종가(雲從街·현 종로사거리 일대)와 공평동을 잇는 2.6∼5m 너비 폭의 도로 자취도 확인됐다.

서울시는 2018년 상반기까지 공평동 지구 유적을 그대로 보존·전시한 ‘공평동 유구 전시관’을 개장하기로 했다. 높이 6m, 총면적 3818m²에 달하는 전시관은 서울시청 군기시(조선시대 병기를 만들던 곳) 유적전시실(882m²)의 4.3배에 이르는 서울 최대 유구 전시관으로 지어진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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