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 두른 리퍼트 대사 “한미 퓨전 갈비구이 어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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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美대사관저에 한국 기자들 초청

22일 서울 중구 덕수궁길 주한 미국대사관저 본관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왼쪽)와 방송인 리키 김 씨가 한국 음식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22일 서울 중구 덕수궁길 주한 미국대사관저 본관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왼쪽)와 방송인 리키 김 씨가 한국 음식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외국 음식은 보통 메인 요리 외에는 반찬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음식은 수십 가지의 반찬이 특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점이 있어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길 주한 미국대사관저 본관. 경내가 고소한 갈비 냄새로 진동했다. 진원지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42) 앞에 놓인 두 개의 프라이팬. 지난해 10월 한국에 부임한 뒤 처음 추석을 맞는 리퍼트 대사는 이날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직접 ‘쿡방’(요리 방송의 속어)을 찍었다.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채 프라이팬 두 개를 동시에 달구면서 부지런히 손을 놀리던 그가 이날 선보인 요리는 크랜베리를 얹은 퓨전 감자전과 정통 한식 갈비구이. 재료는 모두 미국산이지만 조리법은 한국식을 따랐다. 한미 동맹을 강조하기 위해 미리 꼼꼼히 준비했음을 알 수 있었다.

리퍼트 대사는 “추석은 조상을 생각하는 의미 있는 날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의미가 깊은 날을 이렇게 함께 보내게 돼 기쁘다”며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옆에서 그를 돕던 방송인 리키 김 씨가 “요리하는 걸 좋아하느냐”고 묻자 그는 “시간이 없어 못하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건축양식에 미국 자재가 들어간 이 관저처럼 오늘 미국 재료를 이용해 한국 음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대사관저는 큰 한옥 형태다.

삼겹살과 삼계탕을 좋아한다는 리퍼트 대사는 한식 예찬론도 늘어놓았다. 그는 한국어로 “한국 음식 훌륭해요. 아주 맛있고, 판타스틱해요”라고 말해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 이날 대사관저에선 3월 대사 피습사건의 여파로 경비가 강화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관저 입구의 경비원들은 초청 명단에 기자 이름이 포함돼 있는지를 몇 차례나 확인하고 심지어 “칼이나 라이터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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