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줄기세포로 실명 위기 환자에 2016년 첫 이식 수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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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유도만능줄기세포 이식 성공 다카하시 日이화학硏 프로젝트 리더

5일 가톡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다카하시 마사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프로젝트 리더.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5일 가톡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다카하시 마사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프로젝트 리더.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줄기세포 치료라고 다 같은 건 아닙니다. 시력 치료에 쓰이는 유도만능줄기(iPS)세포는 안전성이 확인된 덕분에 실명 위기에 처한 일본 환자들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어요.”

지난해 9월 iPS세포로 만든 망막 색소상피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해 줄기세포 치료제의 실제 사용 가능성을 처음 입증한 다카하시 마사요(高橋政代)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프로젝트 리더가 특강을 위해 5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그가 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카하시 리더는 iPS세포의 안전성에 대해 “이식에 사용되는 색소상피세포는 증식하지 않는 세포인 만큼 암세포 등 이상 세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작다”며 “지난해 처음 이식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도 지금까지 이상 징후 없이 안정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iPS세포가 진정한 의미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체세포로 색소상피세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할 경우 배양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지난해 이식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도 자신의 세포를 썼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세포를 쓸 경우 면역거부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다카하시 리더는 내년 타인의 체세포로 만든 색소상피세포를 실명 직전의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처음 시도한다. 그는 “면역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백혈구 항원(HLA)의 종류를 일치시키면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항원 한 종류만 일치해도 일본 국민의 17%에게 이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론적으로는 항원을 140종 비축할 경우 일본 국민 대부분에게 이식해도 면역거부 반응이 생기지 않는다.

그는 iPS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제의 전망을 묻자 백내장 수술 발달 과정을 예로 들었다. 다카하시 리더는 “백내장 수술은 1990년대에 더디게 성장하다가 1999년을 기점으로 성공률과 안전성이 모두 높아졌다”며 “현재 iPS세포 기술은 1990년대 백내장 수술 수준이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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