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 구입만으로 중징계 받았던 양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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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6월 2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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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6경기 출전금지·제재금 300만원

프로농구에선 아직 선수가 가담한 승부조작이 밝혀진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선수가 스포츠 베팅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은 적은 한 차례 있었다.

2005년 당시 TG삼보(현 동부) 소속이었던 포워드 양경민(43·사진)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이른바 스포츠토토)을 지인을 통해 구입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그는 체육진흥투표권 발행대상종목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베팅에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자신의 팬클럽 회장에게 15만원을 주고 투표권을 대신 구입하도록 했다. 양경민은 결국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당시 국민체육진흥법은 승부조작 우려 때문에 선수 또는 감독 등이 스포츠토토를 구입하는 것을 금지했고,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양경민에게는 벌금 100원이 부과됐다.

양경민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자, KBL도 자체 징계를 결정했다. KBL은 양경민에게 제재금 300만원과 36경기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양경민은 이후 징계가 감면돼 2006∼2007시즌 도중 코트로 복귀했다. 그러나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고, 선수생활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2007∼2008시즌을 마친 뒤 유니폼을 벗었다.

양경민은 스카우트로 제2의 농구인생을 계획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못했다. 직접 스포츠토토를 구매했던 이력 때문에 그를 보는 시선이 좋을 수가 없었다. 양경민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농구계를 떠났다. 한 번의 실수로 인해 평생 해온 농구와 인연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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