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나 역시 아티스트 꿈꾸는 25년차 가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24일 07시 05분


신승훈은 맥케이를 ‘사장님 마인드’가 아니라 ‘선배의 마음’으로 대한다. 함께 공연을 보고,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아래쪽 사진)을 찾은 것도 “가요계 선배로서 후배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사진제공|도로시뮤직
신승훈은 맥케이를 ‘사장님 마인드’가 아니라 ‘선배의 마음’으로 대한다. 함께 공연을 보고,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아래쪽 사진)을 찾은 것도 “가요계 선배로서 후배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사진제공|도로시뮤직
■ 프로듀서로 변신한 신승훈

잠재력·가능성 가진 이들 성장 돕고파
‘네오 아티스트 프로젝트’ 1호 맥케이
10년 후쯤 아티스트란 말 듣게 할 것


1990년 데뷔한 신승훈(사진)은 25년 동안 고집스럽게 지켜온 몇 가지가 있다. CF 출연과 연기 등 ‘외도’를 하지 않았고, 다른 가수에게 곡을 주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음악 외길’이다. 무슨 거창한 명분보다는 “나 같은 사람도 한두 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소신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모르지만 통산 음반 판매량은 1500만장에 달한다.

그런 신승훈이 신인가수를 키우기 시작했다. 2월 ‘앤젤 투 미’로 데뷔하고, 이달 17일 발표한 ‘먼스 오브 준’으로 활동 중인 SBS ‘K팝스타2’ 출신 맥케이(김주현·22)다. ‘앤젤 투 미’는 신승훈이 다른 가수에게 준 첫 번째 곡. 맥케이 외에도 현재 신승훈은 약 10명의 연습생을 두고 있다. 이들이 당장 데뷔한다면 남녀 그룹 및 솔로 등 5팀을 만들 수 있다. 신승훈은 이들의 프로듀서, 제작자 그리고 외부 가수들의 작곡가로 새로운 음악인생을 펼치게 된다.

최근 만난 신승훈은 “신승훈의 시즌2가 시작됐다”고 했다. 그 곁에서 수줍게 웃던 맥케이는 “신승훈 피디님의 첫 신인이라는 점에서 부담과 영광이 교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2011년 MBC ‘위대한 탄생’, 2012년 엠넷 ‘보이스 코리아’에서 멘토와 코치를 맡으면서 신인 제작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2013년 ‘K팝스타2’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자작곡을 노래하는 맥케이의 모습에 이끌렸다. 1년 뒤 신승훈은 신인 제작을 최종 결심하고 그의 소재를 수소문했다. “다행히 기획사가 없었던 맥케이”에 러브콜을 보냈다. 맥케이는 신승훈을 ‘아이 빌리브’란 노래로만 알고 있었지만, 그의 어머니가 신승훈을 반갑게 맞았다. 맥케이의 어머니는 1980년대 초반 KBS 2TV ‘젊음의 행진’ 등에서 활동하던 ‘짝꿍’ 멤버 출신이자 ‘꿈’이란 노래로 인기를 모은 가수 정유경이다.

신승훈은 맥케이를 비롯한 연습생들을 자기만의 언어와 색깔을 가진 싱어송라이터로 키운다는 생각이다. 이를 ‘네오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칭하고 있다.

“일정 수준의 경지에 오른 음악인을 ‘아티스트’라 부른다. 이들이 10년 후쯤 아티스트란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하고 싶다. 나 역시 ‘아티스트’를 꿈꾸는 ‘25년차 가수’지만,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이들이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러나 ‘초보 제작자’인 신승훈은 ‘상업성’에 대한 고민도 깊다. 좋은 음악을 위한 제작환경도 중요해 수익도 생각해야만 한다. 음악성과 상업성의 균형. ‘제작자 신승훈’이 맞닥뜨린 첫 장벽이다.

“결과로 보여줘야 할 텐데,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어찌됐든 음악성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블로 키워야 한다. 2∼3년쯤 지나면 나름의 색깔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신승훈은 제작·프로듀싱을 한다는 핑계로 본분인 가수의 영역을 줄이지 않겠다고 했다. 그만큼 더 바쁘게 살아야 한다. 특히 요즘은 어떤 노래든 가리지 않고 듣는다. “트렌드를 따르지는 않더라도, 알고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듣는 음악적 폭이 넓어졌고, “요즘 애들”과 부대끼며 많은 걸 배우고 얻고 세대통합의 접점을 찾게 된다.

“느리게 가더라도, 연습생 개개인의 개성과 프로듀서 신승훈의 색깔을 담으려 노력하면 오래 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역시 올해 데뷔 25주년을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감독 겸 선수가 된 셈이다.

“여전히 현장에 있으니 감을 쉽게 잃지 않는다. 그 감으로 ‘현장을 잘 보는 좋은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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