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핵심만 쏙쏙 공부하는 ‘효율적 학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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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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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대입필수’ 반영, 대비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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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육계에선 초중고교생을 가리지 않고 한국사 공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고2부터 대입에서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 수준도 더 쉬워지고 평가도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해 수험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대학들이 최근 발표한 2017학년도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보면 한국사 공부의 본질은 높은 학업 성취도를 목표로 하기보단 효율을 추구하는 공부가 될 전망이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은 한국사 성적 3∼4등급 이상을 받으면 만점으로 반영할 예정.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시험이 절대평가이므로 50점 만점에 30점 이상이면 만점을 받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 성적으로 대학 합격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고난도 문제를 맞히려고 무리해서 공부하기보단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공부해 다른 과목공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특히 그동안 한국사 공부에 신경 쓰지 않던 현재 자연계열(지망) 고1, 2는 학습전략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생겼다.

한국사가 대입에 반영됨에 따라 교육현장에선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효과적인 한국사 학습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학생 관심 높아졌지만 학교수업에 어려움도

한국사가 대입에 반영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은 이전보다는 확실히 커졌다. 특히 자연계열 학생의 경우 한국사 학원에 등록하거나 실제 수능 난도를 가늠해보기 위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많다.

충북의 Y 고 2학년 자연계열인 박모 양은 “수능 한국사 문제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중급수준으로 출제된다는 발표를 보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신청하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자연계열 학생들도 교내에서 한국사 바로알기, 역사탐방과 같은 행사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사회탐구학원 상담실장 김모 씨는 “최근 한국사 특강을 신청하는 고2 자연계열 학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50%가량 늘었다”면서 “이미 한국사 성적을 반영해온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한 상위권 인문계열 학생들 위주로 강의를 듣던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사 공부에 신경 쓰지 않던 학생들이 한국사 공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정부가 기대한 효과지만 일부 학생들에게는 한국사가 학습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사 학원을 운영 중인 한모 강사는 “중학교 때부터 이과를 목표로 공부한 학생들의 경우 삼별초나 장보고 같은 기본적인 수준의 역사지식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초지식이 부족해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선 한국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절대적 수업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고교 교사는 “선택과목으로 소수의 학생이 한국사 수업을 듣던 때와 달리 모든 학생에게 넓은 범위를 짧은 시간 안에 가르쳐야 하므로 색다른 수업방식을 시도하거나 심화된 내용을 수업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면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도를 나가기도 시간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특정 시대의 핵심을 파악하는 학습법이 효과적

한국사 공부를 효과적으로 할 방법은 무엇일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한국사 예시문항을 분석해보면 대략적인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예시 중에는 신석기 시대 유물만을 보여준 뒤 ‘이 유물이 제작됐던 시기의 사회모습으로 옳은 것은?’이란 문제가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의 수능 문제 양상과는 다소 다른 것.

지금까지는 청동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인 토기의 그림을 각각 보여주고 각 토기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가 나왔다. 이런 문제는 각 시대의 생활상을 정확히 이해한 뒤 두 시대간의 차이점도 파악해야 맞힐 수 있는 문제.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과거엔 서로 다른 시대를 엮어 두 시기의 세부적인 지식을 알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면 앞으론 한 시대의 일반적인 특징만을 묻는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서로 다른 시대를 비교하는 수준까지 공부할 필요 없이 특정 시대의 핵심적 특징만을 파악하는 학습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으론 그림이나 도표를 보고 특정 용어나 개념을 추리한 뒤 푸는 문제유형도 출제 가능성이 낮다. 조선후기 납세제도인 대동법에 관한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이전 수능에선 국가와 납세자, 시장의 관계를 나타내는 도표가 제시되면서 ‘다음 수취제도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이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복잡한 도표를 보고 도표가 대동법을 나타냄을 파악한 뒤 정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 하지만 앞으로는 ‘대동법과 관련된 설명으로 옳은 것은?’처럼 문제에 용어가 직접적으로 등장해 해당 용어를 추리할 필요까지는 없게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김재성 kimjs6@donga.com·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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