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 “박근혜식 증세 이젠 한계… 법인세도 올릴수 있어”

與서 증세 목소리 커져… 유승민도 “공론화 필요”
김무성은 ‘年 1%대 주택 대출’ 철저 재검토 요구

새누리당 내부에서 “증세 논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여권 주류가 ‘절대 불가’라며 선을 그어 온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정책위원회 핵심 인사의 입에서 나왔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나성린 의원(사진)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원석 정의당 의원 주최로 열린 ‘연말정산 파동, 문제와 해법은’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와 여당이 법인세를 전혀 건드리지 않겠다고 얘기하지는 않았다”며 “법인세도 조금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어떻게 증세할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며 “박근혜 정부는 탈세 줄이고, 비과세 감면 줄이면서 우선 걷을 수 있는 것을 다 걷으려 했다. 이것이 박근혜식 증세인데 이제 (이 방식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는 진단도 내놨다.

이날 나 의원의 발언은 집권여당 정책위 핵심 인사가 공개 장소에서 증세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국민대타협기구를 통한 증세 문제 공론화 주장도 했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정부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승민 의원도 증세 논의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소득세 문제는 한계점에 왔지만 법인세 공론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오히려 복지 수준을 재검토하는 쪽이 순서”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시중은행을 통해 연 1%대 저금리 주택 대출을 도입하기로 한 정책에 대해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과 미래 예측성이 없으면 결국 문제가 되고 그 피해와 고통은 국민 몫이 된다”며 철저한 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국민과 시장, 나라 장래 살림에 혼선과 부작용을 주는 부분은 없는지 당 정책위에서 면밀히 검토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과유불급’을 언급하며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개혁해야 성공하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밀어붙이면 안 된다”는 말도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