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줄줄이 방빼는 패션브랜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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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여성복 ‘모그’ 백화점서 철수… CJ, 오트렌드랩 법인 3월 청산

이달 초 LF(옛 LG패션)는 여성복 ‘모그’를 전국 백화점에서 철수했다. 2006년 첫선을 보인 지 9년 만이다. 모그는 남성복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던 LF가 야심 차게 내놓은 여성복 브랜드. LF는 당시 여성복 ‘데코’ 출신 임원을 영입하고, 스텔라 테넌트 같은 해외 톱 모델을 기용하는 등 전사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LF 관계자는 “소비 침체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다양한 유통채널로 분산되면서 백화점 고급 여성복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며 “‘모그’의 가격대와 디자인을 조정해 온라인, 홈쇼핑 등 새로운 유통채널에서 팔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CJ의 패션사업도 빨간불이 켜졌다. CJ오쇼핑을 통해 만든 패션컨설팅 법인인 ‘오트렌드랩’을 접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올 3월 청산된다. 2012년 설립된 ‘오트렌드랩’은 의류 브랜드 ‘고소영’ ‘드민’을 후원했고, CJ의 각 계열사는 유통, 방송 등을 통해 이들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려 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 따르면 의류브랜드 ‘고소영’은 CJ의 후원이 끊기면서 올해부터 생산이 어렵게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 수입하는 ‘마크 제이콥스’는 올해 현대 목동, 대구점에서 빠졌다. 코오롱 관계자는 “매출이 덜 나오는 매장은 과감히 철수하고 서울 중심 매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중소 의류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라우드무트’ ‘르꼴레뜨’ ‘지 바이 게스’ ‘크럭스’ 등이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며 브랜드를 정리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고급 브랜드 옷은 비싸서, 중저가 브랜드는 글로벌 제조유통일괄형(SPA) 기업에 밀려서 안 팔린다”며 “자체 구조조정이 가능한 기업은 그나마 건강한 회사에 속한다. 현재의 구조조정은 신호탄일 뿐, 향후 도산하는 중소기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불황#패션브랜드#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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