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코 골면 軍 면제?… No, 수면무호흡증일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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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범 박사의 재미있는 수면이야기]

양압기 치료 중인 수면무호흡증 환자. 동아일보DB
양압기 치료 중인 수면무호흡증 환자. 동아일보DB
최근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 규칙’이 바뀌었다. 그 내용 중 코골이에 흔히 동반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4급 보충역으로 판정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코를 골면서 자는 남성이 얼마나 많은데 이들 모두 보충역으로 사회복무를 시킨다면 나라는 누가 지킬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허리 수술을 한 사람도 군대를 가는데 코 조금 곤다고 군대에 안 간다는 것이 형평에 맞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코골이 소음으로 주변 병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아예 입영을 시키지 않겠다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혼동하거나 수면무호흡증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온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기도가 심하게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숨을 쉴 수 없는 상태가 10초 이상 지속되는 것인데 이런 상태가 한 시간에 30번 이상 나타나면 중증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한다.

중증인 경우 8시간을 잔다고 하면 하룻밤에 240회 숨을 쉬지 못 하는 것인데 그때마다 심장, 뇌혈관에 심각한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수 개월 전 병영에서 잠을 자던 병사가 코를 골다가 숨을 멈춘 뒤 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의 조금 심한 형태가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이다.

개정된 규칙을 보면 수면다원검사로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은 사람이 코골이 수술(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 등)을 받고 6개월 뒤 재검사를 했을 때에도 중증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에만 4급 보충역 판정을 하도록 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수면무호흡증은 수술로 완치가 불가능하고 원래 중증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수술 후에도 중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런데 일정한 압력의 공기로 기도를 열어 주는 비수술적 치료인 양압기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3급으로 현역 복무를 하게 돼 있는 점은 의학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양압기 치료는 수술로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경우 시행한다. 그럼에도 이처럼 심한 환자가 병역 판정을 받기 위해서 효과가 없을지도 모를 수술을 해야만 하는 모순이 생긴다. 그리고 단체생활을 하는 우리나라 군대의 특성상 병영에서 양압기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양압기 치료는 수술과 같이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하나이므로 6개월 이상 양압기 치료를 지속하고 재검했을 때 중증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될 경우 보충역으로 판정하는 것이 형평에도 맞고 양압기 치료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 환자의 건강을 지킬 수도 있을 것이다.

코슬립수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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