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최고 시설에서 암-호스피스-외국인 환자에게 ‘희망’서비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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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 발족… 환자 중심의 환경 갖추는데 주력

고려대 안암병원의 ‘암 치유 희망병동’은 희망적이고 감성적인 메시지를 활용해 환자들의 투병 의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의 ‘암 치유 희망병동’은 희망적이고 감성적인 메시지를 활용해 환자들의 투병 의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이 환자 중심의 혁신에 다시 한 번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근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의 ‘경험’을 관리하고 디자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병원장을 포함한 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환자 경험의 날’까지 실시해 환자들에게 적합한 병원 환경을 갖춰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2015년 키워드는 ‘희망’. 이에 걸맞게 암 환자, 호스피스 환자, 외국인 환자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욱 공을 들일 계획이다.

최고 시설의 암 치유 희망병동과 외국인병동

‘암 치유 희망병동’과 ‘글로벌 HUB 외국인병동’은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가 고심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두 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 병원 측은 국내외 유수 암병원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했고, 1년간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관계자는 “병동에 들어올 때부터 공간에서 치유와 희망의 기운을 얻을 수 있도록 시설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아늑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 자연 친화를 모티브로 치유 분위기를 강조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병원은 답답한 곳’이란 인식도 개선하려고 했다. 특히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두 병동의 상담실을 24시간 개방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어 환자와 보호자들이 언제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낮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휴게실 데이룸’을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이처럼 암 치유 희망병동과 글로벌 HUB 외국인병동의 환경을 고급스럽게 구축한 배경에는 김영훈 병원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김 병원장은 “암 환자, 외국인 환자, 호스피스 환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까지 고려해 공간을 구축하려 했다”고 말했다.

정신적 배려와 따뜻한 메시지

시설뿐 아니라 메시지 측면에서도 환자를 배려했다.

우선 암 치유 희망병동의 또 다른 이름을 ‘안암동’이라고 지었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소재지인 안암동(安岩洞)을 안암동(安癌洞)으로 재해석해 암환자들이 내 집같이 편안하게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은 것이다.

암 치유 희망병동에는 3개의 세부 병동이 있다. 희망을 가지고 질병과 겨뤄 이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의 ‘희망겨룸’ 병동, 희망으로 사랑을 나눈다는 의미의 ‘희망나눔’ 병동, 희망으로 건강을 이어간다는 의미의 ‘희망이음’ 병동이다.

국내 병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고려대 안암병원이 병동 이름에서부터 환자들에 대한 감정적 배려를 적절히 표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희망 우체국’을 마련한 것도 환자에 대한 감정적, 정신적 배려로 꼽힌다. 우편물을 보내면 1년 뒤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국으로 환자가 자신의 투병생활을 돌아보거나, 가족 곁을 떠나기 전 메시지를 전달해 추억과 감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

김신곤 고려대 안암병원 기획실장은 “환자들의 삶에 희망을 더해주는 가치가 구현되도록 준비한 조치”라고 말했다.

외국인 환자, 호스피스 환자에 대한 배려

고려대 안암병원은 2년 연속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외국인 환자들이 선호하는 병원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환자의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2013년 기준 외국인 신장이식 국내 1위, 간이식 국내 2위를 차지했고, 외국병원에서 포기한 난치성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하기도 했다.

글로벌 HUB 외국인병동은 국제진료센터의 범위를 확장한 의미를 지닌다. 총 33병상을 갖췄고, 아랍권 환자들을 위한 가족실을 마련했다. 또 각 종교에 적합한 기도실, 문화와 종교에 따라 특화된 별도의 식단 등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들의 진료 예약 지원부터 영어, 몽골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 의료 통역서비스와 비자 발급 신청, 숙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호스피스 병동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도 고려대 안암병원의 특징 중 하나다. 적지 않은 대형 병원들이 호스피스 병동의 수익성 문제 때문에 운영을 꺼리고 있다. 일부 병원은 호스피스 병동을 없애기도 한다.

하지만 고려대 안암병원은 오히려 관련 투자를 늘렸다. 호스피스 병동의 독립적인 임종실과 기도실을 마련했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호스피스 팀’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통증 조절과 증상 완화 관리는 물론이고 환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치료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입원 환자뿐 아니라 환자 가족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병원 측은 환자가 세상을 떠난 뒤 가족들이 함께 슬픔을 나누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호스피스 병동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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