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고 뚱뚱하면 불합격” 패션계 신체차별 면접 인권위에 진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2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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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고 뚱뚱한 사람은 아무리 패션 디자인을 잘 해도 취업할 수 없다.”

패션노조,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 청년유니온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패션계 신체차별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많은 패션업체에서 취업난을 악용해 신입 디자이너를 채용할 때 공개적으로 모델과 같은 신체 사이즈를 요구하고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시급 1만~2만 원의 피팅 모델 일도 대체하고 디자인 업무도 부려먹을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기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3~4년 동안 정성스레 만든 포트폴리오를 회사 면접에 들고 가도 사측에선 한 번 쳐다봐주지도 않고, 회사에서 만든 옷을 던져주며 ‘갈아입고 와보라’고 한 뒤 몸에 맞지 않으면 불합격 된다. 디자인 역량이 얼마건 간에 신체 사이즈가 되지 않으면 서류 접수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세계 초일류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 마크 제이콥스, 안나수이와 같은 디자이너들은 한국의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그들은 뚱뚱하고 키가 작고 너무 말랐기 때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신체 차별’은 선진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기형적인 현상이라는 것. 이들 단체는 패션업계가 신체차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진정을 이날 인권위에 접수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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