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서비스, 핀테크 타고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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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으로 투자 상담… 태블릿PC로 거래 척척…
IT활용한 자산관리 본격 착수

‘고객님. 다음 달이면 적금 납입이 완료됩니다. 수익률이 비슷한 다른 금융상품들을 안내하겠습니다.’

스마트폰에 푸시(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 메시지가 떴다. 메시지를 누르니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연결됐다. 앱 메인화면의 ‘PB상담’ 창에 2년 뒤 2000만 원을 모으겠다는 설정을 입력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뉴스를 본 뒤라 ‘투자 성향’은 ‘위험도가 낮은 저수익 상품’으로 설정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추천 금융투자상품 목록들이 떠올랐다.

○ 핀테크 활용한 PB 서비스 개발

시중은행들이 곧 내놓을 정보기술(IT)을 활용한 PB 서비스가 도입되면 은행 고객들은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중은행들은 지점을 방문해야 받을 수 있던 PB 서비스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제공하는 기술을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 자산관리 시장을 키워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PB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국민은행이 준비 중인 모바일 PB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푸시 기능을 이용해 금융 관련 정보와 고객의 자산관리 성향에 맞는 재테크 요령 등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고객이 가입한 예·적금 및 펀드 상품의 만기일이 다가오면 비슷한 수익률을 내는 상품을 알려준다거나 고객의 소득, 직업, 거래 내용 등을 분석해 자산관리 상담을 해주는 식의 시스템 개발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중 고객의 자택이나 직장에서 직원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시스템의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태블릿PC에 설치된 카메라로 신원을 확인하고 태블릿PC와 은행 중앙전산망을 연계해 태블릿PC로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4월 중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금융 상담을 받고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스마트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스마트금융서비스가 구축되면 올해 말까지 고객별로 투자 성향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잠재 고객 확보해 수익성 확보 목적

시중은행들이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PB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것은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과 지배구조 리스크 등으로 홍역을 앓은 금융회사들이 자산관리 시장을 통해 영업력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PB 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수입의 비중을 키운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은행 수익의 약 90%를 차지하는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1.81%로 2011년 1분기(2.39%)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핀테크 관련 부서 담당자는 “PB 서비스에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많이 확보하면서 은행과 계열사들의 상품 판매처를 개척하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며 “예대마진에 의존하지 않고 수수료 수익의 비중을 높여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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