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장관들 보며 “대면보고 늘려야 하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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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신년회견/경제구조 개혁]
내각 소통부족 비판에 동의 않는듯 ‘뼈 있는 농담’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장관들의 대면보고를 늘릴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국무위원들이 
배석한 곳으로 시선을 돌린 뒤 “그게(대면보고)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반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장관들의 대면보고를 늘릴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국무위원들이 배석한 곳으로 시선을 돌린 뒤 “그게(대면보고)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반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게(대면보고)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 중 갑자기 배석한 국무위원들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이같이 말했다. ‘장관들의 대면보고가 부족하다’는 질문이 나오자 “대면보고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늘려가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마는…”이라고 답하던 중이었다.

돌발 상황에 장내에는 웃음이 터졌다. 일부에선 ‘뼈 있는 농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뜨끔했을 장관도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전화도 있고 e메일도 있어서 어떤 때는 대면보고보다 그냥 전화 한 통으로 빨리 하는 것이 더 편리할 때가 있다”며 “대면보고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난다”고 말했다. 질문한 기자를 향해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내용을 전혀 모르시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농담조였지만 내각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엔 동의할 수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문의 키워드는 42번 언급된 ‘경제’. 박 대통령의 의상 콘셉트도 경제 살리기였다. 취임 후 수차례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투자활성화복’이라고 명명한 붉은색 재킷을 착용한 것이다.

지난해와 달리 회견장의 책상을 없애고 기자들을 타원형으로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노트북 받아치기도 없었다. 특히 지난해 기자회견 진행이 사전 조율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기자들의 질문이 사전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외신에선 ‘월스트리트저널’ 기자가 “언론인들을 상대로 한 소송들이 있었다”고 말하자 통역사가 이를 “외국인 기자들에 대한 소송”으로 잘못 전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춘추관을 들렀다. 한 기자가 “기자회견을 자주 하시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작년에는 사회가 워낙 슬픔에 잠기고 그래서 안 됐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박근혜#신년회견#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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