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ASEAN 특별정상회의]한국의 신흥시장-제조업 생산기지로 급부상한 기회의 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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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의 경제적 중요성

2009년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임석한 가운데 열린 한-아세안 FTA 투자협정 서명식. 각국 통상장관들이 서명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09년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임석한 가운데 열린 한-아세안 FTA 투자협정 서명식. 각국 통상장관들이 서명하고 있다. 동아일보DB
1967년 창설한 아세안(ASEAN)은 냉전 체제가 무너진 이후 동아시아 국제 관계의 핵으로 등장한 곳이다.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측면에서다.

그런데 한국에 있어 아세안은 이런 안보적 의미와 함께 경제적 의미도 크다. 한국이 개척하고 있는 신흥 시장이라는 의미다. 꾸준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아세안 국가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되고 있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특별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꾸준한 경제 성장세… 떠오르는 시장으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은 최근 경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도 나라별로 2.5∼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지역은 신흥 투자지역이면서, 중국에 이은 또 다른 제조업 생산기지어서 외국인 직접 투자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만큼 수입 수요도 늘고 있다.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교역 파트너다. 2011년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을 제치고 한국의 제2위 수출 지역이 됐다. 지난 7년간 대(對)아세안 수출 증가율은 13.3%로 대중국 수출(10.1%)을 크게 웃돌았다. 수출 규모면에서도 2008년부터 미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한-아세안의 교역이 늘어난 것은 아세안의 경제 성장과 한류 등의 영향이 크다. 한국의 아세안 수입시장 점유율은 2008년 5.3%에서 2012년 6.2%로 올랐다.

특히 한국 기업의 해외투자가 집중된 베트남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의 베트남 수출액은 2010년 96억5000만 달러에서 2013년 210억9000만 달러로 약 2.19배나 늘었다.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액도 크게 늘어 2010년 33억3000만 달러이던 것이 2013년 71억8000만 달러로 약 2.16배나 증가했다.

베트남에 비해 교역 규모는 작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도 수출이 늘고 있는 나라들이다.

제조업 설비가 잘 갖춰진 이 지역에는 주로 석유제품과 산업용 중간재 등을 수출하고 있다. 그 밖에 최근 개방이 시작된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도 섬유제품과 자동차 등의 수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가별 ‘맞춤형 시장 공략’ 강화해야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은 2007년 6월1일부터 발효됐다.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한국과 아세안 통상장관이 참석한 투자 협정 서명식도 있었다.

하지만 한-아세안 FTA는 양허 수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 않아 수출에 활용률은 다른 FTA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한-아세안 FTA는 아직 상품의 관세인하가 완료되지 않았고, 베트남 등 아세안 후발 개도국들은 최근에서야 관세가 본격적으로 인하되기 시작했다. 아세안 국가의 관세 인하 및 철폐가 진행되면서 대아세안 수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과의 FTA는 이미 발효됐지만, 낮은 양허 수준을 극복하고 수출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나라별로 개별적인 추가 개방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세안 10개국은 경제규모나 산업구조, 한국과의 수출입 관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나라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상황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현재 진행 중인 양자 FTA협상을 빠른 시일에 타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발판으로 한-아세안 FTA의 추가 자유화 협상을 적극적으로 진행해가야 한다. 특히 석유화학, 철강제품, 자동차 등 민감한 품목이나 양허 제외된 품목에 대해 추가 개방을 요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들 국가와의 무역 확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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