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뷰]집앞에 버스·택시, 아이 돌봄방에 공동생활홈… “요즘 농촌, 살맛 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맞춤복지’ 현장

왁자지껄 장터 같은 ‘으뜸버스’

“아따 요즘은 살맛나∼ 멀리 정류장까지 아픈 다리 안 끌고 다녀도 ‘으뜸버스’가 집 앞까지 와서 태워가니 얼마나 좋은지 몰러.”

내다팔 나물 한 보따리를 가지고 버스에 올라탄 김정신 할머니(76)가 웃으며 말했다. 버스 안에 있던 옆 마을 주민들이 할머니를 반겨 맞았다. 전북 완주군 상관면에서 전주 시내로 가는 버스 안은 금세 왁자지껄 장터로 변했다. 상관면 일대에 ‘으뜸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그 전까지는 대부분이 고령인 주민들은 읍내나 전주 시내에 가려면 버스를 2번씩이나 갈아타야만 했다. 20km 내외의 거리를 가는 데 18개 정류장을 거쳐 1시간 30분 이상이 걸렸다. 하지만
자가용 같은 버스가 생기면서 전주 시내까지 직통으로 30분이면 충분. 1일 2회, 주 7일 운행되고 있는 버스 덕택에 어르신들의 외출이 한결 가벼워졌다.
농촌형 교통모델 발굴 사업 결실

교통 소외지역인 이 마을에 새로운 형태의 버스가 들어오게 된 것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형 교통모델 발굴 사업’ 덕분. 올해부터 시작한 ‘농촌형 교통모델 발굴 사업’은 감차, 노선 폐지 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거나 먼 거리를 걸어가야 하는 교통 취약 지역 주민을 위해 지역에 적합한 교통모델을 발굴·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12개 시·군이 공모에 당선됐다. 예천군 울진군 순천시 등 6개 지역은 버스형, 성주군 부안군 함양군 등 6개 지역은 택시형, 완주군은 버스·택시 복합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12개 시군의 219개 마을, 2만5000여 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농번기 주말엔 돌봄방,농촌 어르신들은 공동생활홈

농림축산식품부는 교통뿐 아니라 ‘농번기 주말 돌봄방’과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공동이용시설’ 등의 사업도 동시에 추진해 농촌의 복지사각지대를 줄이고 있다. 돌봄방은 주말에도 아이들을 맡기고 영농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9개소가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젊은 농가주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공동이용시설’사업은 마을회관, 경로당 등 지역의 공공건물을 공동생활홈, 공동급식시설, 작은 목욕탕의 형태로 리모델링해 주민들에게 환원하는 방식이다.

고령의 홀몸노인들은 공동생활홈에서 함께 모여 숙식을 해결하고 여가활동도 즐기면서 홀로 사는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은 농촌 어르신들의 고독사,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우울증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촌형 교통모델, 농번기 주말 돌봄방, 공동이용시설 시범 사업의 성과를 모니터링해 앞으로 맞춤형 복지 혜택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사진부 photo-n@donga.com
#으뜸버스#돌봄방#농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