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성남이 FA컵에 ‘올인’하는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1일 06시 40분


최용수 감독-김학범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최용수 감독-김학범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 FA컵 결승, 이래서 더 재미있다

서울, 챔스리그 정상 등극 최대 과제
내년 출전권 획득 위해 FA컵에 올인

성남, 강등권 경쟁 속 명예회복 시급
FA컵 전통 강호 통산 3번째 우승 꿈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국내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이 23일 오후 2시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FC서울과 성남FC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다. 과거에 비해 의미가 많이 퇴색된 측면도 없진 않지만, FA컵은 굉장히 매력적인 대회다. 2억원의 우승상금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거머쥘 수 있다. 서울은 안양LG 시절이던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성남은 2011년(당시 성남일화) 이후 3년 만에 FA컵 우승 탈환을 노리고 있다. 성남은 천안일화 시절이던 1999년까지 포함하면 통산 3번째 FA컵 우승을 꿈꾼다. 준우승팀에는 상금 1억원,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트로피가 각각 주어진다.

● 자존심

서울과 성남 모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선 부진한 편이다. 서울은 스플릿시스템에서 상위리그(그룹A·1∼6위)에 진입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의 마지노선인 3위 싸움조차 버거운 형편이다. 16일 울산현대와의 36라운드 홈경기에선 2-0으로 앞서다 무승부를 허용해 3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7)와의 간격 좁히기에 실패했다. 서울은 승점 54로 4위에 올라있다.

성남은 더 심각하다. 그룹B(7∼12위)로 내려앉은 것은 물론 강등권에 처해 있다. 승점 34로 꼴찌 상주상무(승점 31)보다 한 계단 위인 11위다. 반드시 10위 안에 들어야 챌린지(2부 리그) 최종 2위와의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피할 수 있다. 비록 시민구단으로 신분이 바뀌긴 했지만, 전통의 명문답지 않은 시즌임에는 틀림없다. 명예회복과 상처치유를 위해서라도 FA컵 우승이 절실하다.

● 올인

서울 최용수 감독은 “우리에 가장 중요한 건 FA컵”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대 목표를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대회 결승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게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기 때문이다. 올해도 4강전에서 웨스턴 시드니(호주)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나 아쉽게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내년 또 한 번의 당당한 도전을 위해서라도 올해 FA컵을 평정해야 한다.

성남은 얼마 전까지 FA컵 결승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강등권에 처한 클래식에서의 상황 때문이었다. FA컵 결승 이후까지 내다봐야 했다. 자칫 FA컵 결승에서 패할 경우 팀 전체가 극심한 후유증에 빠질 수도 있으니 당연하다. 그러나 성남 김학범 감독은 마음을 굳혔다. 서울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당당히 도전하고,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성남도 FA컵에 ‘올인’을 선언했다.

● 역사

FA컵의 역사를 살펴보면 성남이 정상권에 좀더 많이 근접했다. 성남은 2차례 우승 외에도 1997년, 2000년, 2009년 등 3회에 걸쳐 준우승을 했다. 2002년에는 공동 3위에 올랐다. 서울은 우승한 1998년을 제외하면 이듬해 공동 3위에 오른 것이 마지막 4강권이었다. 역대 FA컵에서 서울과 성남은 딱 2차례 격돌했고, 승자는 모두 성남이었다. 1999년 11월 19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4강에서 천안은 2골을 뽑은 신태용(현 국가대표팀 코치)의 활약에 힘입어 안양을 2-1로 이겼다. 2000년 11월 30일 울산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대회 8강전에서도 성남이 안양을 3-2로 물리쳤다. 당시 성남 수석코치가 김학범 감독이었고, 최용수 감독은 안양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용수 감독은 1999년 대회 득점왕(5골)을 차지하기도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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