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얼굴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투명 망토’ 원리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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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이 5㎝인 렌즈의 뒤편으로 넣은 손과 얼굴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손과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엔 본래는 손과 얼굴이 가려서 보이지 않았어야할 뒤쪽 모눈종이가 보인다. 손과 얼굴이 '마법처럼' 투명해진 것이다.

건국대 새천년 대공연장에서 열린 '테크플러스 2014'에서 조셉 최(최성훈, 38) 미국 로체스터대 물리학 박사과정 연구원이 '로체스터 망토(Rochester Cloak)'를 시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름이 5㎝인 렌즈 4개를 특정한 간격을 두고 일렬로 나열하면 렌즈 사이에 위치하는 물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최 연구원은 "빛의 굴절을 핵심원리로 이용했다"며 "현재 난관에 봉착한 메타물질을 이용한 '투명화' 기술을 돌파하기 위해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는 없는 '음의 굴절률'을 가진 물질. 이 성질을 이용해 소설 '해리포터'의 투명망토처럼 물체를 눈에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아직 '진짜 투명망토'라 부를 수 있는 기술은 나오지 않았다. 최 연구원은 "우리가 보는 빛인 가시광선 영역대에서 눈에 보이지 않기 위해선 10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수준의 복잡한 나노구조물로 된 메타물질을 만들어야 하는 데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이번 결과물은 메타물질을 대신하기 위한 여러 시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물체가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메타물질 대신 평범한 볼록렌즈 4개를 사용했다. 그는 "가장 멀리 있는 볼록렌즈가 뒷 배경의 시각정보를 한 점으로 모아 앞쪽 렌즈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상이 뒤집히기 때문에 복수의 렌즈가 필요하다"며 "렌즈를 통해 보이는 광경이 확대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렌즈의 배율과 간격을 정밀하게 계산해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반대편의 시각 정보가 일렬로 나열한 렌즈의 중심을 따라 전달되기 때문에 물체가 렌츠 중심을 가리면 눈에 보이게 된다.

최 연구원은 "트럭 뒤에 쌓은 짐 너머로 차량 뒤쪽이 보이게 만들거나 수술시 의사의 손이나 수술도구로 가려지는 부분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 학술지 '옵틱스 익스프레스' 18일자에 실렸다.

이우상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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