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시정연설날 ‘반기문 띄우기’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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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찾은 朴대통령/시정연설]
서청원 등 30여명 세미나 열어… 潘, 차기대선 출마가능성 조명
“정권재창출 위한 대안” 주장도… 일각선 “김무성 견제用” 분석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29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주축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집중 조명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반기문 띄우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세미나에는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주제는 ‘2017 대권지형 분석’.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기조 발제에서 “실제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총장을 대권 후보군에서 제외하고 보면 새누리당의 정권 연장이 쉽지 않다”며 “반기문 변수에 따라 정권 교체냐 연장이냐가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 간사로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 기간 반 총장을 직접 만나고 돌아온 유기준 의원은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말했다. 임기가 끝나면 반 총장의 차기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뉘앙스였다.

안홍준 의원은 “반 총장은 2016년 말 퇴임한다. 대선은 그 다음 해 12월이다”라며 “반 총장이 야당 성향은 아니다. 당내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있다면 걱정이 없는데, (없다면)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친박계 의원은 이 같은 ‘반기문 띄우기’에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김태환 의원은 “박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2년도 안 됐는데 우리가 이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다루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참석자들 사이에선 “주제가 차기 대권인지 모르고 왔다” “친박계가 아니라 친반(반기문)계인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서청원 의원은 세미나 초반 잠시 들러 “박 대통령 말씀대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연내 처리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만 말한 뒤 바로 자리를 떴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시정연설#박근혜#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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