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윤석민-이병규의 한방 ‘V히든카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30일 06시 40분


넥센 윤석민-LG 이병규(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넥센 윤석민-LG 이병규(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넥센 윤석민 PO 1차전 결승포로 무한신뢰
LG 이병규 천부적인 타격재능 기대감 높아

대타의 한방이 시리즈 전체 판도를 좌우한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은 벤치의 ‘두뇌 싸움’이 흥미롭다. 승부처에서 어떤 ‘카드’를 꺼내드느냐에 따라 시시각각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넥센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재미를 봤다. 2-3으로 따라붙은 6회 1사 2·3루에서 대타 윤석민(29)이 3점홈런을 날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LG도 ‘백전노장’ 이병규(40)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병규도 기회가 올 날만을 벼르고 벼른다.

● 베테랑 이병규 천부적 방망이에 큰 기대

LG와 NC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2-4로 뒤진 8회 1사 2·3루 기회. 만원을 이룬 관중석에서 이내 떠들썩한 함성이 쏟아졌다. 바로 LG의 간판이자 베테랑 타자 이병규가 연신 방망이를 돌리며 덕아웃에서 걸어 나왔기 때문. 이병규는 비록 2루수 땅볼로 아웃됐지만 상대 투수 손민한의 폭투를 이끌어내며 1점을 따라붙는데 기여했다. 이병규가 가진 팀 내 위상을 곱씹어볼 만한 장면이었다.

이병규는 올 시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5월 26일까지 타율 0.250(124타수 31안타)을 기록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묵묵히 경기를 뛰면서 후배들을 독려했다. 특히 팀이 최하위까지 떨어지면서 베테랑으로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야만 했다. 단단한 구심점이 돼야 했다.

가을야구라는 큰 무대에서 다시 선수단은 이병규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베테랑이 가진 다양한 경험을 믿는다. 아직 ‘때’를 만나진 못했지만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작년 최고령 타격왕(타율 0.348)에 올랐을 정도로 타격 재능만큼은 천부적이다. 준PO에선 1∼3차전에 각각 대타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PO에선 1타수 1안타 1볼넷을 뽑아냈다. 1차전 9회 타석에서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날렸고, 2차전에선 볼넷을 골랐다. 그가 뒤에서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넥센에겐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팬들은 적토마의 ‘영웅본색’을 기다리고 있다.

● 필요할 때 제대로 한방 때리는 윤석민

PO 1차전은 윤석민을 위한 무대였다. 정찬헌의 높게 형성된 145km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1차전은 그대로 끝났다. 윤석민은 2004년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을 받아 두산에 입단했다. 차세대 거포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별다른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작년 장민석과 맞트레이드되며 넥센의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 팬들이 강한 반발을 하기도 했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넥센에서도 주전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타격의 팀’에서 주로 대타요원으로 출전하며 감각을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99경기 출전해 타율 0.267(281타수75안타)에 그쳤다. 대신 10홈런을 때릴 정도로 장타력이 있다.

그리고 10월 PO 1차전에서 자랑했던 홈런포로 진짜 ‘영웅’이 됐다. 3∼4차전은 잠실에서 열린다. 누구보다 잠실을 잘 알고, 그렇기에 자신의 진짜 가을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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