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빈소에서 터진 싸이·이수의 대성통곡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30일 06시 55분


가수 싸이·엠씨더맥스 이수. 사진|동아닷컴DB·뮤직앤뉴
가수 싸이·엠씨더맥스 이수. 사진|동아닷컴DB·뮤직앤뉴
싸이, 효순이·미선이 사건 함께 분노
이수도 ‘문차일드’ 데뷔 은사로 인연

신해철의 황망한 죽음에 팬들의 애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고인의 빈소에서 유난히 뜨거운 눈물을 흘린 두 남자가 있다. 주인공은 싸이와 엠씨더맥스 이수다.

두 남자는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차려진 28일 고인의 영정 앞에서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싸이는 이날 빈소에 도착해 고인의 영정을 본 순간 대성통곡했다. 눈물을 쏟으며 꺼이꺼이 우는 모습에 빈소는 더욱 숙연해졌다. 싸이는 접객실에 가서도 쉽게 눈물을 멈추지 못했고, 약 4시간가량 머물며 다른 조문객들과 고인에 관한 추억을 되새겼다.

싸이에게 신해철의 존재는 그만큼 각별했다. 두 사람은 2002년 두 여중생(신효순·심미선)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후 함께 분노한 것을 계기로 마음을 텄다. 그해 한 연말 시상식에서 합동무대를 기획해 장갑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후 다양한 추모제에도 무료로 참여했다.

이수의 눈물도 남다르다. 싸이와 비슷한 시간 빈소에 도착한 이수 역시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접객실에서는 고인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비통함에, 좀처럼 마시지도 않고 마실 줄도 모르는 술을 마셨다. 충혈된 눈과 상기된 얼굴로 빈소를 나선 그의 얼굴엔 오열의 흔적이 강렬했다.

이수에게 신해철은 ‘은사’였다. 신해철은 이수가 속한 록밴드 문차일드의 데뷔 앨범 프로듀서였고, 테크노와 록을 접목시킨 타이틀곡 ‘딜리트’를 작곡했다. 당시 넥스트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신해철의 프로듀싱으로 2000년 나온 문차일드의 데뷔작은 세간의 큰 화제였다. 이수는 우상과 같았던 신해철에 대한 존경심이 컸다. 문차일드 이후에도 이수는 신해철을 은사처럼, 형처럼 따랐다.

신해철은 2009년 이수가 오토바이를 탄다는 걸 알고, 이를 제지시키기 위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수 팬들은 그가 바이크를 차지 못하도록 말려 달라. 이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새끼이며, 바이크 타다 죽으면 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릴 거다”고 쓴 글은 두 사람의 깊은 인연을 보여준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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