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SK 현대重까지 ‘슈퍼 어닝 쇼크’ 확산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6일 03시 00분


삼성전자가 내일 3분기(7∼9월) 영업 실적 잠정치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업 실적 공개 시즌의 막이 오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매출 정체와 중국 경쟁업체의 추격 등 악재가 겹쳐 3분기 영업이익이 4조 원 안팎으로 추락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10조160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석 달 전 이 회사의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7조1900억 원으로 집계되자 ‘어닝 쇼크’(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충격)라는 말이 나왔는데 3분기 실적은 ‘슈퍼 어닝 쇼크’라고 할 만하다.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2분기에 1조 원이 넘는 분기 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SK이노베이션은 최태원 회장의 장기 수감에 따른 여파 등이 겹치면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2분기에 이어 3분기는 겨우 적자를 면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잇달아 낮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화 약세에 이어 중국 위안화 가치도 약세로 돌아서 우리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은 더 커졌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은 6월 초 달러당 6.17위안으로 올라 연초보다 위안화 가치가 1.2% 낮아졌다. 위안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올 상반기 9.3% 높아져 한국 기업들의 대중(對中) 수출이 줄어드는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사회는 다른 나라들보다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이 큰 편인 데 비해 젊은이들은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좋든 싫든 대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면 ‘질 좋은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들고 국민의 소득에도 주름살이 커진다.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기업 스스로의 뼈를 깎는 경영 혁신이 요구되지만 정부의 기업투자 환경 개선 노력,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도 함께 따라야 효과가 크다. 몇 해 전 핀란드를 대표하던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가 추락하자 전체 핀란드 경제와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사실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기업 실적#분기 손실#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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