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부활?…민폐만 안 끼쳤으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13일 06시 40분


김병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병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제가 민폐만 끼치고 있네요.”

BK 김병현(35·KIA·사진)은 12일 한화전을 앞두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홀로 몸을 풀었다. 광주에는 이날 오후까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국지성 소나기가 퍼부어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KIA 선수들은 야외에서 간단히 러닝훈련만 한 뒤 실내훈련만 하고 한화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한화 선수단이 도착하기 전까지 그라운드에서 계속 러닝훈련과 함께 롱토스를 하며 땀을 흘렸다.

그는 10일 광주 한화전에서 2.2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부진했다. 4월 10일 고향팀 KIA로 이적한 뒤 4차례 구원등판한 후 이날 처음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2회까지 팀이 8-1로 리드한 상황을 지켜내지 못하고 3회에 6실점하면서 강판당한 부분이 아쉬웠다. 결국 KIA는 이날 9명의 투수를 쏟아 붓고도 15-16으로 역전패했다.

훈련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돌아온 김병현은 땀을 닦으며 “팀에 도움이 돼야하는데, 민폐만 끼치고 있다.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 다른 투수들이 너무 많이 등판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2km에 그쳤다. 전성기만큼은 아니더라도 선발투수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위를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는 소문난 훈련벌레지만, 지난겨울 훈련량을 줄였다. 돌이켜보면 아쉬움으로 남는 모양이다. 그는 “나이가 있으니까 주위에서 운동량을 줄여보라고 하더라. 귀가 얇아서 그 얘기를 듣고 훈련량을 줄였더니 오히려 회복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웃더니 “그래서 시즌 중이지만 내 스타일대로 다시 훈련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KIA 선동열 감독은 “선발로 한 번 더 던지게 할 것이다. (부진했다고 해서)한 번 기회를 주고 안 쓰는 건 뭣하다”며 15일 사직 롯데전에 다시 선발로 내보낼 계획임을 알렸다. 마땅한 5선발 후보가 없는 팀 사정도 있지만, 실전에서 감각을 회복해보라는 배려다.

BK는 부활할 수 있을까. 김병현은 “부활은 무슨…. 팀에 민폐 끼치지 않고 도움이 되는 투수만 돼도 좋겠다”며 마운드를 바라봤다. 지금은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모습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김병현은 고향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BK가 당당하게 웃는 날이 언제쯤 올지…. 팬들도 그의 미소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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