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논란에 與 분열? 일부 옹호 불구 김상민 등 “사퇴” 촉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2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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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과 남북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논란을 빚으면서 사퇴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새누리당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부가 문 후보자를 옹호하고 있지만 다른 쪽에선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사퇴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에서 "종교단체의 장로로서 한 좋은 의미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악의를 가지고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스스로 우리 민족이 더 잘하자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어떤 의미로 이야기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도 한 방송에 출연, "워딩 자체로 보면 다소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하는데 종교인이 종교 집회라는 특수 사안에서 있었던 발언이기 때문에 청문회 전에 본인이 해명할 기회를 주고 명확하게 소신을 밝힐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윤상현 사무총장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말 몇 마디 가지고 그 삶을 재단하고, 그의 생각을 규정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진영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편을 갈라서 매도하고, 낙인찍고, 딱지 붙이는 것은 후진적인 정치이다. 그것은 분열의 정치이고, 갈등의 정치이다. 우리 정치권은 이런 정치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낙마 주장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회의에서 정문헌 의원은 전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어제 문창극 총리 후보의 과거 교회 특강 발언이 공개되었다"며 "'조선 민족은 게으르고 자립심 부족하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있었다. 일제식민지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었다.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에 온전한 독립을 줬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심각한 발언들이 특강에서 쏟아져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사람의 말이 맞는지 의문이 갈 정도"라면서 "청문회를 통과하더라도 이러한 역사 인식을 하고 있다면 국정운영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김성태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과 통화에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했다고 해도 비판해야 할 발언인데 우리나라의 총리 후보, 그것도 최고의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인 출신 서울대학교 교수가 이런 역사인식을 가졌다는 사실이 놀랍고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후보자가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또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론이 대한민국 총리로서 적합지 않다고 형성된다면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민 의원은 직접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첫째,대한민국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역사관과 민족관을 가졌고 둘째 국가개조, 구태해소, 관피아 척결의 적임자가 아니고 셋째 변화와 통합의 적임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1기 실패의 핵심이 인사 실패인데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김기춘 실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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